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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건설업계 "정상 사업장, 공사 멈추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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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카운트다운' 시작한 부동산PF④]

[편집자주] 135조원+α의 부동산 PF 구조조정안이 곧 공개된다. 부동산 위기설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살릴 곳은 살리고 정리할 곳은 확실히 정리하는 신속한 옥석가리기로 시장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부동산 PF 거품을 걷어내기 위해 땅값 조정은 구조조정의 필수다.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부동산 PF 구조조정의 올바른 방향을 모색해 본다.

머니투데이

금감원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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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 사업장에 은행·보험사의 자금이 투입되는 것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경기 악화에도 사업성이 있는 본 PF 단계 사업장은 원활하게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게 돼서다. 다만 PF 사업이 진행되더라도 시장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아 분양 실적이 저조하면 PF 사업장에 대한 지원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2일 금융업계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 부동산 PF 구조조정을 위한 방안을 발표한다. 정상화가 가능한 사업장에는 신규 자금투입을 유도하면서도 브릿지론 단계에 있거나 부실한 사업장은 경·공매로 넘겨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에 착수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으로 금융당국은 정상 사업장에 대한 은행·보험사의 자금투입을 유도하기 위해 이들이 공동 투자한 부동산 펀드가 구조조정 PF 사업장을 인수하면 취득세를 감면하고 충당금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시에 부실 사업장의 정리를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자산 건전성 분류 기준을 강화한다. 기존 '양호-요주의-악화우려' 3단계에 '회수의문'을 추가하는데 회수의문 사업장의 경우 금융사 충당금을 75%나 쌓게 한다. 사실상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부실 위험이 큰 사업장은 경·공매로 넘기라는 취지다.

건설업계에서는 정상 사업장에 대한 금융사의 자금지원 유도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고금리 기조에서 신용도가 높지 않아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소·중견 건설사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현대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과 달리 일부 중소·중견 건설사들은 자체적인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정상 사업장에까지 제대로 자금을 투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 사업장마저 공사가 멈춰버리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건설사가 최악의 경우 도산할 수도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소·중견 건설사의 경우 회사채 발행이 거의 막혀 정상 사업장에도 자금을 제대로 투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정상 사업장부터라도 먼저 살려야 부동산 시장 전체도 온기를 띠게 되는 선순환 경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더불어 대출 규제 강화로 분양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사업장이 추가 자금을 받아 시공을 완료해도 제대로 분양이 되지 않으면 비용 회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4964가구로 전월보다 90가구 늘어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는 수요 진작책이 부족한 상황에서 브릿지론 사업장이 경·공매로 넘어갈 경우 유찰이 이어져 시장 가격에 혼란만 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랫동안 미분양으로 남거나 금융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사업장들이 경·공매로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며 "부동산시장이 침체해 경·공매로 넘어오더라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폐업이나 부실을 겪는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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