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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하이브-어도어 이전투구, K팝 그림자 먼저 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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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코스피 상장사 하이브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4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2.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일 공시했다. 매출은 3천60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1% 감소했다. 순이익은 29억원으로 87.4% 줄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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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케이(K)팝 산업의 어두운 면모를 되돌아보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화연대는 2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하이브-어도어 경영권 사태,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열고 이번 사태의 여러 쟁점을 논의했다.



이동연 문화연대 공동대표(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발제에서 “이번 사태의 문제점은 멀티 레이블의 양산 체제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그 레이블이 하이브라는 경영지배구조 안에서 수직계열화되어 있다는 점과 콘텐츠의 배타적 독립성 유지 때문에 각 레이블의 협업이 부재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분쟁 사태가 오래가면 갈수록 결국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컴백을 앞둔 뉴진스와 다른 레이블에 속한 뮤지션들, 그리고 뉴진스이건 아일릿이건 이들을 좋아하는 팬들일 것”이라며 “이 사태를 계기로 케이팝의 지속가능한 환경을 형성하기 위해 무엇을 개선하고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도헌 평론가는 토론에서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으로 그동안 외면해왔던 케이팝의 어두운 소비 실태가 드러나며 온라인상에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직적으로 반복되는 음원 스트리밍, 음반 판매량, 초동 판매량 등 케이팝 팬덤의 과소비를 부추기며 오프라인 음반 판매고를 높여 이윤을 창출하려는 행위가 케이팝 시장 전체에 과도한 부담을 안기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민 대표가 언급한 음반 밀어내기, 포토카드 등 문제는 케이팝 팬덤의 소비와 경쟁을 부추기는 행태로 개선이 필요하다”며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 하이브이기에 이에 대한 책임이 더욱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강혜원 성균관대 초빙교수도 “케이팝 팬덤 내에 실적 줄 세우기, 확률형 상품에 대한 피로감과 회의감이 누적되고 있다”며 “초동, 빌보드 순위 등 대세감·홍보성 지표가 아닌 다양한 성과·품질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희윤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촉발한 케이팝계의 ‘한강의 기적’, 국위선양이라는 키워드에 매몰되기 시작하면서 케이팝 안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들여다보지 못한 채 건강하지 못한 상태가 지속돼왔다”며 “하이브와 어도어의 이전투구 격전장에서 누가 선하고 악한지 따지기보다는 여기서 불거진 케이팝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의 논쟁에서 소외된 지점들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도헌 평론가는 “음악가를 보호하겠다는 양쪽의 입장과 달리 뉴진스, 르세라핌, 아일릿 등 소속 그룹과 이들을 제작하는 케이팝 노동자들의 감정은 무시되고 있다. 또 소속 그룹 및 가수가 단순한 아이돌 멤버를 넘어 기획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티스트의 면모, 이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과정에서 묵묵히 힘쓰는 이들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평론가는 또 “회사 내부에서 이루어져야 할 감사 내용을 과도한 언론플레이와 흑색선전, 비방으로 연결하고 있는 하이브의 책임, 그리고 이에 대해 공적 자리에서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며 소속 가수에 자의식을 강하게 투영한 민희진 대표 모두 바람직한 자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양쪽 모두의 태도를 비판했다.



한겨레

2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문화연대 주최 ‘하이브-어도어 경영권 사태,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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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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