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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사설]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 여전…정치에 군 끌어들이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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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018년 3월 1일이종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장(이하 당시 직책), 이준식 독립기념관장 등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김완태 육군사관학교장을 비롯한 군 관계자, 사관생도들이 독립전쟁 영웅 흉상 제막식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흉상은 왼쪽부터 홍범도 장군, 지청천 장군, 이회영 선생, 이범석 장군, 김좌진 장군. [육군사관학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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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와 육군은 육사가 판단할 사안이라며 거리를 두고 있지만 상명하복의 군 속성상 이 문제를 육사 자체적으로 기획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육사를 향해 흉상 이전 속도가 왜 늦어지냐는 ‘상부’의 재촉이 있었다는 얘기도 국방부 주변에서 돈다. 사실이라면 국방부 차원에서 이전 정부가 설치한 조형물을 철거하려는 시도에 육사를 활용했다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육사가 자신의 판단과 필요에 의해 자체 조형물을 재배치할 수는 있다. 그러나 진보 정권 때는 일본군과 싸웠던 독립군의 흉상을 설치하고, 보수 정권이 들어서선 이를 철거하거나 이전하려는 것이라면 정권 따라 오락가락하는 정책이란 비판을 받을 수밖엔 없다. 무엇보다 정치가 자꾸 군을 정치적 논란의 소재로 소환하는 건 절대 피해야 한다.

마침 육사는 이번에 논란이 된 흉상을 포함해 조형물 전체를 다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는 육군의 설명이 결국에는 정권 눈치 보기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국가와 국민에게 충성하는 정예 간부 육성의 요람이라는 육사의 모토처럼 어떠한 정치적 외풍에도 휘둘리지 말고, 정권의 군대가 아닌 오직 국민의 군대라는 측면에서 소신껏 판단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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