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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책&생각] 다시 살아갈 ‘쉼’을 충전하는 곳, 마, 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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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어린이들이 마쉬에서 다양한 그림책을 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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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쉬’는 인천 ‘책방&문화 거리’ 안 100년 넘은 한옥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언니와 동생이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눈에 보이는 숫자와 목표만 쫓아 ‘쉼’ 없는 삶을 살던 우리 자매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나 자신’을 놓치며 너무 멀리 도착해 있었습니다. 균형을 잃은 마음은 병들어 가고 있었고, 몸은 큰 탈이 났습니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쉼’과 ‘나’를 탐구하는 공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언니는 그림책을, 동생은 ‘타로와 상담’을 공부했습니다. 마음이 쉬어가는 곳, 마 더하기 쉼표 더하기 쉬, ‘마음 쉬는 시간, 마,쉬’를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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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쉬는 시간을 뜻하는 ‘마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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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나인데 수많은 역할에 나를 잃어갈 때, 목표에 쫓겨 숨이 막힐 때, 우리에게 쉼이 절실했던 것처럼 누군가에게도 다시 살아갈 ‘쉼’을 충전하는 마쉬에서 잠시 쉬어가길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아 준비했어요. 아늑하고 따뜻한 지명과 어울리는 배다리, 100년 넘은 한옥과 잘 어울리지요. 배다리 마을과 한옥 공간만으로 긴장을 놓게 만드는 곳입니다.



언니인 저는 그림책 테라피스트, 그림책 글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림책을 아이들만 보는 책으로 아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림책은 글과 그림으로 표현된 문학 작품으로 글과 그림이 상호 보완, 일치, 때로는 상반되어 표현됩니다. 글은 없고 그림만 있는 그림책도 있습니다. 0살부터 100살까지를 대상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 어린이를 위하여 동심(童心)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 또는 그런 문예 작품을 뜻하는 동화와는 구분되는 하나의 문학 장르입니다. 그림책은 아이를 위해 읽힌다고 해도 어른이 그림책을 선택하고 구매하는 이중 독자를 가졌지요. 우리는 누구나 어린아이였고 내면에 그 어린아이가 삽니다. 아이들의 감정과 삶은 어른의 감정과 삶과 다르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림책은 돌봄이 필요한 어른들의 내면 아이에게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아픔을 겪지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그림책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모두에게 그림책이 일상이 되고 가족에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웃에게 서로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세상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누구나, 아직은 그림책이 낯선 분들도 그림책을 즐기며 힐링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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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그림책이 진열된 마쉬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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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쉬를 마련하기 전 2017년 방구석에서 시작한 모임 ‘가족 그림책 낭독회’는 체온과 체온이 맞닿고, 마음과 마음이 닿는 시간, 사랑을 주고받으며 그림책을 함께 읽는 시간입니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하는 독서 모임에서 어른은 동심을 찾고 아이는 자기 생각을 말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아이와 어른 모두가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며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 즐거운 책 경험, 책 읽는 기쁨이 자기 결정성, 자기 주도성 가득한 자발적 독자를 만듭니다. 마쉬 가족 그림책 낭독회 덕분에 자신감이 생겨서 발표를 잘하게 되었다는 어린이가 훗날 성장할 모습이 기대됩니다. 그림책을 읽어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망설이던 어른들도 어느덧 다음 모임을 기다리며 그림책을 고르는 순간들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전하고 싶은 그림책을 고르는 그 시간이 그림책과 삶에 대한 애정이 높아지는 시간입니다. 마쉬 가족 그림책 낭독회는 매월 1회 토요일 오전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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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쉬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고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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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 눈이 오는 날, 날이 따뜻하게 좋은 날, 찬 기운에 쓸쓸한 날, 퇴근하는 길, 산책하다가 문득 무언가를 하고 싶고 누군가를 만나고 싶을 때, 책과 함께하는 책 수다 어떠세요? 비가 많이 내리면 슬리퍼를 끌고 나와 비를 맞으며 신나게 놀다가 돌아갈 때는 손 잡고 함께 우산을 쓰던 어린 시절 같은 시간, 책과 함께하는 ‘마쉬 목요일 밤 책 수다’는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 책이 없습니다. 책을 완독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읽고 싶은 책, 읽고 있는 책, 읽은 책에 관해 이야기 나눕니다. 소설, 시, 그림책, 만화책, 동시, 동화… 책이라면 무엇이든 됩니다. 책, 이야기, 인생 이야기, 내 이야기, 꿈 이야기, 사랑 이야기를 나눕니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순간이 있지요. 책 속 한 문장에서 내 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큰 위로가 되지요. 낯선 어색함 속에서 내어놓을 수 있는 마음도, 익숙한 안전함 속에서 늘어놓을 수 있는 마음도, 책이 보여주는 새롭고 친근한 세계 속에서 더 깊고 뭉근하게 익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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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쉬의 외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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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이라는 글자에 마음이 이끌려 마쉬를 찾아주시는 분들과 함께 책과 그림책을 읽습니다. 그 시간에 흘러나오는 이야기들은 그치지 못할 울음이 될 때도 있고 천장을 뚫고 나갈 웃음으로 가득 차기도 합니다. 그저 마쉬는 그 자리에 있습니다. 마쉬를 찾아와 주시는 분들의 애정 어린 마​음이 담긴 반짝이는 눈빛으로 위로와 힐링을 선물 받고 있습니다. 어느 날 혼자 고요한 시간이 필요할 때, 100년 넘은 한옥에 가득한 책과 함께 ‘나’와의 대화를 시도해 보세요. 마음에 안부를 물어주세요. 다시 살아갈 ‘쉼’을 충전하세요. 마쉬에는 타로와 함께하는 마음 상담, 아로마와 함께 깊고 향기로운 쉼, 아로마 테라피도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마쉬가 열려 있는 시간 어느 때고 책을 구매할 수 있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면 예약하고 방문해 주세요.



글·사진 김미영 마쉬 대표





마쉬



인천광역시 동구 창영동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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