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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조담소] 이혼을 숨긴 남편, 전처가 '부정행위'를 이유로 내게 소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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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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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24년 5월 3일 (금)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조윤용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정리정돈.. 잘하는 편이신가요? 정리정돈은 필요한 물건과 필요 없는 물건을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스스로 하기엔 의외로 에너지 소모가 커서, 정리정돈 컨설팅을 받기도 한다는데요, 사람의 일도 마찬가지겠죠. 혼자 정리하기 어려운 일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보셔도 되지 않을까요? 오늘도 당신을 응원합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지금 바로 문을 열겠습니다.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조윤용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조윤용 변호사(이하 조윤용):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조윤용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오늘은 어떤 고민이 기다리고 있는지 먼저 사연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저와 남편은 몇 년 전 온라인 채팅으로 만났습니다. 남편은 저보다 10살 연상이었습니다. 자신은 이혼한 돌싱이고 아이는 전처가 키우고 있다며 거침없이 자기 소개를 했습니다. 그런 솔직한 모습에 신뢰감을 느껴서 저희는 급속도로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다 만난 지 3개월 즈음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재혼이고 저는 임신 중인 점을 고려하여 일단 같이 살기로 했습니다. 결혼식은 아이가 태어난 후 하자는 남편 말에 저는 동의했습니다. 저와 남편은 출산과 결혼식 준비를 하면서 달콤한 신혼생활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출산이 한 달여 남았을 무렵 저는 예상치 못한 소장을 받았습니다. 남편의 전처가 부정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저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한 것입니다. 알고보니 남편은 이혼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만삭인 저는 소장 내용을 보고 넋이 나갈 정도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남편에게 소장을 보여주며 따져 물었더니 사색이 된 남편은 전처와 아직 이혼하지 않은 것이 맞다고 했습니다. 저와 만날때는 이미 별거중인 상태였고 협의이혼이든 이혼소송이든 빨리 해서 정리할 생각이었다고 변명했습니다. 저는 남편의 안이한 태도에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소송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눈 앞이 캄캄합니다. 사연자분도 상대방에게 속아 유부남인줄 모르고 만난 건데요, 상대방의 아내에게 손해배상을 해줘야 하나요?

◆ 조윤용: 상간소송이라고 하는 손해배상소송은 일종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입니다. 따라서 불법행위에 대한 고의, 즉 내가 기혼자와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상대 배우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인식과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즉,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려면 상간자라고 지목하는 사람, 즉 피고가 내 배우자가 기혼자임을 알면서도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원고가 입증을 해야 하고, 사연자가 상대방이 유부남임을 전혀 알기 어려웠을 사정으로 인정된다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소송을 제기한 측에서 입증책임이 있다 할지라도 사연자가 상대방이 유부남인 사실을 교제한 사실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항변을 해야 하는데, 일전에 두 분이 주고받았던 대화, 문자 내용 등에서 은연 중에 상대방이 이미 이혼한 돌싱이라는 점을 전제로 대화하거나 어떤 행동을 한 것을 찾아서 법원에 제출하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사연자분이 상대방과 헤어질 경우, 사실혼 해소에 따른 위자료나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나요?

◆ 조윤용: 사연자의 경우, 혼전임신으로 상대방과 혼인하기로 하고, 결혼식만 미룬 상태로 사실상 부부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상대방은 배우자와 이혼을 하지 않은 상태로 여전히 법률혼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사연자와는 사실혼으로 지내고 있는데, 이러한 경우를 중혼적 사실혼관계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실질적으로 혼인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사실혼 배우자의 경우에도 부부가 헤어질 경우 사실혼 해소에 따른 위자료나 재산분할청구가 가능하고, 인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연의 경우처럼 중혼적 사실혼의 경우, 우리 민법은 중혼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혼적 사실혼 배우자의 권리를 보호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연자와 같은 중혼적 사실혼 배우자는 사실혼이 파탄되더라도 위자료청구나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 조인섭: 사연자분이 상대방을 처벌받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 조윤용: 우선, 형사처벌부터 생각해 본다면, 예전에는 형법 제304조에 혼인빙자간음죄, 즉 결혼할 것처럼 속여서 부녀를 기망하여 간음한 자를 처벌하는 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2009년에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이 죄가 없어졌습니다. 그 외 혹시 교제 중에 혼인할 것을 빌미로 거액의 돈을 빌리는 등 재산적 피해를 입혔다면 혼인빙자 사기죄 등의 재산죄를 문제 삼을 여지도 있겠습니다만, 현재 사연의 경우처럼 혼인빙자를 처벌할 수 있는 딱 떨어지는 형사처벌 규정은 없습니다. 그런데 민사적으로 본다면, 판례는 미혼 당사자에게 상대방의 기혼 여부는 내가 그 사람이랑 사귈지, 관계를 계속 유지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사정이라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기망하거나 상대방으로 하여금 착오에 빠지도록 유도하면, 이 행위는 결국 민번 750조에서 정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즉, 사연자는 상대방에 대해서 사연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하여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사연자분이 아이를 출산할 경우, 혼인관계는 아니지만 상대방의 자녀로 신고하고 양육비를 받을 수 있나요?

◆ 조윤용: 우리 민법에서는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해 출산한 자녀는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토록 하고 있으나, 사연자의 경우는 혼인신고를 한 상태가 아니므로 아이를 출산하더라도 상대방의 자녀로 신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혼인 외의 자녀라 할지라도 아이 친부가 인지신고를 통해 친생부로 신고할 수 있고, 만약 아이 아버지가 직접 아이의 출생신고를 한다면 인지신고의 효력이 인정됩니다. 아이 아버지가 스스로 인지신고를 하면 좋겠지만, 만약 이를 거부한다면 친부를 상대로 인지청구소송을 통해 아이 아버지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또, 혼인 외 자녀라 하더라도 사연자가 혼자 아이를 양육한다면 친부를 상대로 양육비를 청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 조인섭: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상대방이 유부남인줄 몰랐다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혼적 사실혼 배우자는 위자료 청구나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유부남인 것을 속인 경우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를 이유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혼인 외 자녀라 할지라도 아이의 친부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조윤용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조윤용: (인사)

◇ 조인섭: 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듣기 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거나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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