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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바이오기업 기술상장 3년새 ‘반토막’…까다로운 심사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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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술특례]① 2020년 바이오 상장 17곳…지난해 9곳에 그쳐

단기 실적 반도체·SW 늘고 수익 전환 오래 걸리는 바이오는 줄고

[편집자주] 기술특례상장은 수익성은 크지 않으나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의 상장을 지원하기 위해 2005년 도입된 제도다. 뉴스1은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지난 10년 간의 기술특례상장 사례 분석을 통해 바이오 산업의 발전에 기술특례상장제도가 끼친 영향과 제도의 보완점을 모색하고자 총 4편의 기획 기사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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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한 2020년 이후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바이오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지만 까다로운 심사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단기 실적을 거둘 수 있는 반도체·소프트웨어(SW) 개발 기업의 승인 건수는 늘어난 반면 실적을 거두기까지 10년 이상의 투자가 필요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상장이 줄어든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9곳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7년 5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상장한 이후 최저 수준이자, 2014~2023년 지난 10년간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기술특례상장 건수 가운데 네 번째로 작은 규모다.

특히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기술특례상장은 2020년 정점을 찍은 이후 급격히 감소해 최근 3년 새 한 자릿수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2014년 알테오젠이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이후 2015년 강스템바이오텍 등 10개 기업이 한꺼번에 상장됐으나 2016년 8개, 2017년 5개로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2018년과 2019년 각각 14개, 12개 기업이 상장하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장에 성공한 데 이어 2020년에는 17개 기업이 기술특례상장에 성공하며 제도 도입 후 최대 신규 상장 건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신약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바이오산업이 주목받으면서 기업의 상장 도전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신규 상장은 감소세를 보였다. 2020년 17개로 늘어났던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신규 상장 건수는 2021년 11개, 2022년 9개, 2023년 9개로 해마다 줄었다. 올해 5월 기준 총 10개 기업이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신규 상장된 가운데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상장 건수는 단 2건에 불과했다.

뉴스1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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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신규 상장 비중도 크게 줄었다. 전체 기술특례상장은 해마다 늘었지만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신규 상장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 35곳 중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9곳으로 조사됐다.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상장 비중은 25%에 불과했다. 이는 2014년 이후 10년 새 역대 최저치다.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신규 상장 비중은 △2014년 50% △2015년 83% △2016년 80% △2017년 71% △2018년 67% △2019년 55% △2020년 6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기술특례상장제도가 바이오 기업에 편중됐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4년 새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신규 상장 비중은 2021년 35%, 2022년 32%, 2023년 26%, 2024년 20%로 급격히 줄었다.

이는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상장이 줄어든 반면 반도체 기업 등의 상장이 늘어난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반도체·SW·인공지능(AI)·배터리 관련 기업의 기술특례상장 건수는 2020년 8건에 그쳤으나 2021년 16건으로 증가한 데 이어 2022년 11건, 2023년 18건으로 꾸준히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상장 건수를 앞질렀다.

올해도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상장이 2건에 그쳤지만 반도체도체·SW·인공지능(AI)·배터리 관련 기업은 5곳이 상장에 성공했다.

이는 상장 이후 실적을 거두기까지 최소 10년의 연구개발이 필요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대한 상장을 꺼린 반면 단기 실적을 거두기 용이한 반도체·SW·인공지능(AI)·배터리 관련 기업에 대한 상장의 기회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이라는 것이 최소 10년 이상을 투자해야 결과물이 나오는데 단순히 상장 후 몇 년 내 실적만 가지고 부실기업 우려가 있다며 상장 심사를 까다롭게 한다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신약 개발이나 글로벌 기업과 경쟁도 못 하고 고사하고 말 것"이라고 토로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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