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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깜짝 성장·美 신중론…한은, 금리 인하 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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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5.25~5.50%로 6회 연속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적으로 향한다는 더 큰 확신을 얻을 때까지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밝혀 고금리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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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시=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대로 낮아진 물가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데다, 우리나라의 깜짝 성장에 따라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춰야할 명분이 줄면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 금리 인하의 전면 재검토를 시사하기도 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9%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두달 연속으로 3.1%에 머물다가, 석달 만에 다시 2%대로 떨어졌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오르면서 전달(2.4%)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3% 올랐다.

통상 물가가 안정적인 경로를 보이면 금리 인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된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중동 변수에 따라 다시 물가가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 90달러를 웃돌던 브렌트유는 최근 84달러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한은의 2월 전망 전제인 상반기 82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깜짝 성장 역시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요소다. 그동안 금리 인하 주장의 가장 큰 근거로는 경제 부진이 꼽혀왔다. 하지만 성장이 견조할 경우 굳이 금리 인하에 서두를 필요가 없어진다. 우리나라의 1분기 성장률은 전기대비 1.3% 성장해 시장 예상치(0.5~0.6%)를 크게 웃돌았다.

국내외 기관들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3개월 만에 2.6%로 상향했다. 지난달 말 국내 10개 증권사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4%로 GDP 발표 직전보다 0.3% 상향 조정됐다.

고환율도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수량을 사더라도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해 수입물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는 1360~1380원 사이에서 움직이며 1300원대로 고착화된 모습이다. 성장 호조가 수요를 자극해 물가를 압박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불안 요인이다.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한은의 선제적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다. 파월 연준 의장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 "(2%대 인플레이션에 대해)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 종전에 기대했던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ADB(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 참석차 조지아를 방문 중인 이 총재는 2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를 통해 높아진 대내외 변수로 통화정책 수립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지난달 2.9% 물가에 대해 "3.1%나 2.9%는 작은 차이"라면서 "성장률 전망이 바뀌면 물가도 바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4월 금통위 때만 해도 미국이 피벗 시그널을 줬지만 바뀌었고, 중동사태가 악화되면서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급격히 커졌다"면서 "원점이란 표현을 하기 그렇지만 4월 금통위 때와 상황이 바뀌어서 통화정책 방향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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