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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공시 1호 기업은 어디[증시 밸류업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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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주 가장 빠를까…정책 호응·주주환원 의지 높아

외국인 투자자 비율 높은곳도 공시 필요성 커

뉴시스

[서울=뉴시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2024.05.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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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이르면 이달 나올 '밸류업 공시 1호'의 타이틀을 어느 기업이 가져가게 될지 시장 관심이 쏠린다. 정부의 정책 호응도가 높고 주주 환원에 적극적인 금융주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으며, 성장주가 많은 코스닥 상장사 중에선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부터 준비된 기업들은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시작할 예정이다. 당국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기업 가치 제고에 중요한 핵심 지표를 직접 선정해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투자, 주주 환원 등 구체적인 계획을 공시할 것을 요구하고 지난 3일 구체적인 공시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이 최종 확정되고 공시 홈페이지 인프라가 구축되면 준비된 기업들부터 공시에 나설 예정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모멘텀에 따라 급등락을 보이는 업종과 종목은 슬림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2차 세미나에서 제시된 가이드라인에 따라 실제로 공표한 기업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 중에서는 정부의 정책 호응도가 높고 주주 환원에 적극적인 금융주가 공시에 선제적으로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금융주는 당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세우는데 유리한 부분이 있다. 이미 적극적으로 주주 환원에 나서고 있는 업종으로, 배당·자사주 소각 등 관련 지표를 중장기 목표로 설정하는데 부담이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만성적인 저평가 업종이란 점에서도 공시를 통한 소통 유인이 존재한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이드라인에 대해 "은행주는 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상승시키거나 자기주식 매입소각 규모를 늘리는 데는 적합한 업종"이라며 "장기적으로 주주환원이 강화되는 기반을 마련하는 첫걸음으로서는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는 결과물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은, 향후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할 여지가 큰 업종으로는 자동차, 지주사 등도 꼽힌다.

중견·중소형 기업들 중에선 해외 투자 비중이 높은 곳이 공시에 빨리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밸류업 공시에서 요구하는 항목들이 해외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부분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차 세미나에서 코스닥 상장사 대표로 참석한 고영테크놀러지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과 장기투자자를 만나면 '3~5년, 10년 뒤 목표가 무엇인지', '현재 무엇을 준비 중인지', '자본은 어떻게 배분하고 있는지', '세부 마일스톤' 등 밸류업 관련한 질문을 거세게 받고 있다"며 "기업 가치 제고 프로그램이 나왔어야 하는 시점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중견·중소형 기업들은 인적·물적 자원 여건상 대기업에 비해 공시 부담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또 성장주 특성상 주주환원율 제고보단 투자·성장 전략 목표를 세우는 쪽이 실현 가능성이 높지만, 이 부분이 시장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단 부담도 존재한다.

당국이 주최한 밸류업 간담회·세미나 등에 참석해 목소리를 낸 기업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취지에 공감대가 있고 의지가 있는 기업들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달 4일 한국거래소가 의견 수렴을 위해 간담회에 소집한 자산 10조원 이상 기업 10곳 중 4곳은 금융업종(미래에셋증권·BNK금융지주·KB금융·코리안리)이었다. 이 밖에 삼성전자, KT, KT&G, 현대자동차, CJ제일제당, LG화학, 네이버 등 자동차·통신주 등이 포함됐다.

이후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간담회에는 대웅, 삼양사, 아이에스동서, 엔에이치엔, 오뚜기, 풀무원, 풍산, 현대홈쇼핑, CJ대한통운, SKC 등이 참석했다. 성장 기업 간담회에는 고영, 리노공업, 메가스터디교육, 알테오젠,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오테크닉스, 클래시스, 푸른저축은행, HK이노엔, HLB 등이 소환됐다.

특히 CJ제일제당과 고영테크놀러지는 거래소 간담회에 한차례 소환된 이후 2일 2차 세미나에도 참석해 각각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목소리를 대변했다.

한편 당국과 전문가들도 업종별 1호 기업들의 공시 퀄리티가 중요할 것으로 보고 주목하고 있다. 실질적인 목표와 이행 계획을 제시한다면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 효과로 같은 업종 경쟁사들이 영향을 안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2일 밸류업 지원을 위한 2차 세미나에서 "이르면 이달 말, 6월 초 자율 공시가 나올텐데, 한 기업이 '자사주 소각하겠다', 'M&A 통해 터널링 이슈 해결하겠다' 등을 밝히면 경쟁 기업들이 따라서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민우 금융위 자본시장국장도 공시 가이드라인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좋은 사례가 나와 그 선례를 통해 시장에 자율적으로 확산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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