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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쪄 죽을 폭염' 동남아…"비 내려주소서" 기우제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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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베트남 등 무더위와 가뭄 극심

태국은 관광산업 타격…“관광객들 활동 꺼려”

동남아에서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폭염을 가라앉히고 가뭄을 해결해줄 비를 내려달라는 기우제나 기도에 의지하는 상황까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필리핀에서 가톨릭 주교들이 폭염이 가시고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는 특별 기도문을 발표하고 신도들의 기도를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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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에서 더위를 식히기 위해 도로에 물을 뿌리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기도문은 “이 시간 당신의 사람들을 괴롭히며 그들의 활동을 방해하고, 생명과 생계를 위협하는 극도의 폭염에서 우리를 구해주기를 겸허하게 요청한다“고 기원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필리핀에서는 ‘엘니뇨 현상’으로 이상 고온이 지속하면서 지난주 학교 수만 곳이 대면 수업을 중단했다. 엘니뇨는 적도 지역 동태평양의 감시 구역 해수면 온도가 0.5도 이상 상승하는 현상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뜻한다.

수도 마닐라에서는 경우 지난달 27일 기온이 38.8도까지 치솟으면서 학교들이 문을 닫았다. 필리핀 교육부는 “4만7000여곳의 학교가 이틀 동안 휴교했으며 전날에도 약 8000곳이 대면 수업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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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한 저수지에서는 물이 줄어들어 물고기 수십만 마리가 폐사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또 필리핀 농업부에 따르면 무더위와 가뭄에 따른 쌀·옥수수 등 농작물과 수산물 등 피해가 59억 필리핀 페소(약 14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태국에서는 무더위와 가뭄이 극심해지자 지난달 말 중부 나콘사완주의 한 마을 주민 200여명이 기우제를 지냈다. 이 마을은 수백 년 전부터 파종 시기가 다가오면 ‘암컷 고양이 거리 행진’이라는 뜻의 ‘해 낭 매우’ 기우제 행사를 지내왔다. 행사에서 고양이에게 물을 뿌려서 고양이가 비명을 지르면 비를 부르는 전조가 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살아 있는 고양이를 썼지만 최근에는 동물 학대 논란이 제기되자 고양이 인형을 쓰고 있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올해 행사에는 일본 만화의 로봇 고양이 캐릭터인 도라에몽 인형이 등장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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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에서 어린이들이 임시 수영장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또한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는 관광객들이 낮에 야외 활동을 꺼리는 바람에 주력 산업인 관광산업 종사자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태국 관광청(TAT)은 조깅, 보트 타기, 우주 관측 등 이른 아침과 저녁, 야간에 적합한 활동을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에서도 지난달 평균 기온이 작년보다 2∼4도 높은 이상 기온이 계속됐다. AFP는 “전국 102개 기상관측소에서 해당 지역의 4월 최고기온 기록이 경신됐다”고 전했다.

또 베트남 국립수력기상예보센터(NCHMF)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2개 지역 기온이 44도까지 치솟았다. 이는 베트남 기상관측 사상 역대 최고 기온인 지난해 5월 7일의 44.2도에 근접한 것이다. 이런 폭염으로 남부 동나이성의 한 저수지에서는 물이 줄어들어 물고기 수십만 마리가 폐사, 약 3㎢ 넓이의 저수지 수면이 가득 차기도 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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