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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미국, 가자전쟁 후 이스라엘에 탄약 공급 첫 보류…입장 변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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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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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지난주 이스라엘에 탄약 공급을 보류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시작 후 처음으로, 이스라엘이 라파 공격 의지를 거듭 내비치는 가운데 이스라엘을 전폭 지원하던 미국의 입장 변화를 신호하는 것인지 주목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은 종전 여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두 명의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지난주 탄약 선적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최대 지원군이던 미국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이스라엘 정부에선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며 관계자들이 서둘러 이유 파악에 나섰단 전언이다.

이와 관련 사안에 정통한 미국 측 관계자는 CNN을 통해 탄약 선적이 보류된 게 사실이라면서도 정확한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어 그는 이번 조치는 이스라엘의 라파 작전 가능성과는 관련이 없으며 향후 다른 선적 진행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대해 "미국은 이스라엘이 위협에서 자국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일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 지원이 진행 중임을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스라엘 대한 정책에 변화가 없단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론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 가능성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라파엔 팔레스타인 피난민 수십만명이 몰려 있어 만일 본격 공격이 개시될 경우 인도주의적 재앙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미국에선 젊은층을 중심으로 반이스라엘 여론이 조성되면서 전국 대학가 반전 시위로 번진 상태다. 이번 시위로 전국 50개 대학에서 체포된 사람의 수가 2500명을 넘어서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 반전 시위가 반정부 시위로 확산할 위험도 제기된다. 당장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정부로선 이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민간인 보호 대책을 요구하며 조건부 지지로 선회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역시 지난주 "민간인 보호 계획이 없다면 우리는 라파로 가는 중대한 군사 작전을 지지할 수 없다"고 확인했다.

국제사회는 서둘러 휴전 협상을 중재하고 나섰지만 종전을 두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상태다. 5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스라엘이 불참한 가운데 하마스 대표단과 카타르, 이집트 관리들이 협상을 벌였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

하마스는 어떤 휴전 협상이라도 종전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인질 석방을 위해 전투를 중단할 순 있으나, 종전 후 권력 유지를 원하는 하마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순 없다고 강조했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로이터에 "이날 카이로 협상은 거의 결렬 직전"이라고 귀띔했다.

하마스 협상단은 일단 카타르 도하로 떠나 지도부와 상의한 뒤 다시 돌아와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긴급회의를 위해 도하로 갈 예정이다.

휴전 협상에 암운이 드리운 가운데 하마스는 이날 가자지구 북부 분리 장벽 인근에 있는 케렘샬롬 검문소를 향해 10여발의 로켓 공격을 벌였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군 3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공장 로켓 발사 원점인 라파 인근 살람 지역에 보복 공습을 가해 최소 19명이 사망했다. 라파의 한 주택도 공격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스라엘은 "발사대와 인근 군 시설을 공격한 것"이라며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계속 사용하고 있단 예"라고 비난했다.

가자지구 전쟁은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급습해 이스라엘인 약 1160명을 살해하고 약 250명을 인질로 데려가면서 시작됐다. 인질 중 약 절반은 지난해 11월 1주일 휴전 기간에 석방됐으며 약 40명은 억류 중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절멸을 목표로 가자지구 공격을 이어가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선 3만4600명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고 집계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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