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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국내 증시 상승세,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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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2차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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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가 지난달 큰 폭으로 하락했다. 몇 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선 단기 상승 폭이 커 밸류에이션 부담이 생겼다. 실적의 대폭적인 증가나 금리 하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익 실현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시장 금리도 올랐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월 한 달에만 4.4%에서 4.6% 이상으로, 같은 만기의 일본 국채 금리도 0.75%에서 0.9% 수준까지 상승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이 낮아져서다. 금리 하락을 기대하며 주식을 산 개인들의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3월 말 3.4% 수준이었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4월 중 3.7%대까지 상승하자 코스피는 2600대로 주저앉았다.



인공지능(AI) 산업의 개화를 기대하며 올랐던 반도체, 슈퍼컴퓨터 제조, 관련 부품 및 소재 산업에서의 주가 하락도 4월 증시의 특징이었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그 경쟁자들도, 인공지능 산업에서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업체도 큰 폭의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미래의 기대를 너무 앞서 가격에 반영했던 데 대한 반작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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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4월에 등장한 악재에도, 글로벌 증시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미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완화 기대감이 살아있다. 한 예로 미국에서는 높은 물가에 따른 소비 둔화 조짐과 달리 최근까지도 탄탄한 흐름을 유지했던 기업 활동이 조금씩 약화하고 있다. 또 물가에 큰 영향을 미쳐 온 주거비 역시 부동산 경기 둔화와 함께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 높은 물가와 금리 탓에 따른 가격-물량 조정이 나타나는 모양새다.



특히 한국은 증시를 둘러싼 여건도 나쁘지 않다. 우선 경기 회복이 이어지고 있다. 4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8%에 이른다. 무역수지는 11개월째 흑자 행진이다. 주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경기선행지수 역시 1년 가까이 상승 추세다. 높은 생활물가 상승률, 부동산 시장 부진,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인해 가계가 느끼는 체감 경기는 좋을 수 없으나 수출 제조업 중심의 기업 경기는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하반기 통화 긴축 기조가 완화되면 수출은 물론 내수도 호전될 수 있다. 과거에도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증시는 거의 대부분 상승했다.



지난주 발표된 2차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과 그 후속 조처도 우리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투자자들은 실망하는 모습이다. 정작 기다렸던 직접적이고 강력한 당근과 채찍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에 당근과 채찍을 가하는 주체는 결국 주주 전체라는 점에서, 이번 방안에 지나치게 실망할 이유는 없다. 합리적 기업 거버넌스 구축과 주주의 합리적 판단에 필요한 각종 정보의 투명한 공개라는 기본 철학은 유지되고 있어서다. 지금의 정책 방향성이 유지되고 세제 개편 등 실질적 방안에 대한 약속이 지켜질 경우, 실적이 좋고 우수한 거버넌스 체계를 가진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한 단계 오를 수 있다. 우리나라 증시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낮다.



최석원 이코노미스트·SK증권 경영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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