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中, 내일이 없는 것처럼 금 사재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부동산 위기-금융시장 불안에

직장인들 12만원짜리 금콩 모아

중앙銀도 나서… “시장 지배 우려”

동아일보

중국인들이 사 모은다는 80달러대 콩 모양의 금. 사진 출처 X(옛 트위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이 내일이 없는 것처럼 금을 사들이고 있다.”(미국 뉴욕타임스)

이스라엘-하마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 세계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중국의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으로 몰려들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까지 나서며 중국 투자자에 금 시장이 지배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젊은 직장인들은 1개에 87달러(약 11만8000원)짜리 콩 모양의 금을 사들이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사는 교사 켈리 중 씨는 “‘번영할 때는 옥, 어려울 때는 금’이라는 옛말에 따라 금을 모으고 있다”며 “최근 세상이 더 혼란해지는 것을 보면서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중국금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올 1분기(1∼3월) 금 소비량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2022년 1분기에 비해 소비량이 9% 증가한 바 있다. NYT는 “대다수 중국 가계의 투자처였던 부동산 부문이 여전히 위기에 처해 있고,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며 금으로 투자가 몰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런민은행도 금의 주요 구매자 중 하나다. 3월 기준 런민은행은 17개월 연속으로 금 보유량을 늘렸다. 지난해에는 세계 다른 중앙은행보다 더 많은 금을 사들였다. 특히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10년 넘게 달러 보유량을 금으로 대체하기 시작했고, 2021년 1조1000억 달러에 달하던 달러 부채는 3월 기준 7750억 달러로 감소했다.

중앙은행을 포함해 중국 투자자들이 금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NYT는 “전통적으로 금을 덜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드는 요인인 고금리와 강달러에도 불구하고 2022년 말 이후 금 가격이 50% 상승했다”며 “금 시장이 더 이상 경제적 요인이 아니라 중국 투자자의 변덕에 의해 지배된다는 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공격적인 구매와 중앙은행의 매수가 맞물리면서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