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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너무 비싼 가격, 말 안 돼”…스타벅스·맥도날드 발길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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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맥도날드 등 미국의 대형 식음료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한 후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지출 한계를 느낀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일보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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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 팬데믹 후 식품 회사들이 고객의 충성도가 변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며 급격하게 가격을 인상했다가 일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먹거리 상승 속도가 최근 1년간 둔화해 왔지만, 팬데믹 이전에 비하면 여전히 물가가 높은 상태다.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미국 식료품 가격은 2019년 대비 26% 상승했으며, 그중 웬디스·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가격은 같은 기간 33% 높아졌다.

식음료 가격에 부담을 크게 느끼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장에 그대로 반영됐다.

시장조사 업체 레비뉴매니지먼트솔루션의 조사 결과, 올 1분기 미국 패스트푸드점의 유동 인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감소했다. 맥도날드의 올 1분기 주당 순익은 시장 예상치(2.72달러)보다 낮은 2.7달러를 기록했다.

스타벅스 역시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에서 1분기 미국 전체 매장 방문객수가 7% 급감했다고 밝혔다. 동일 매장의 매출은 전년 대비 4% 쪼그라들었다.

캘리포니아주 엘도라도힐스에 사는 변호사 데이비드 마이클(58)은 매체에 매주 맥도날드를 먹었지만 얼마 전 탄산음료 가격이 1달러에서 1.69달러까지 오른 걸 본 뒤 몇 달째 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도 톨 사이즈 카페모카 가격이 5.25달러까지 오른 뒤 끊었다고 한다. 그는 “솔직히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거의 두 배나 됐다는 사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WSJ는 이에 대해 과거엔 외식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주로 슈퍼마켓에서 대안을 찾았다면 최근엔 일부 대형 식료품 업체들의 매출도 동반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시장조사업체 누머레이터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평균 20.7곳의 소매점에서 식료품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4년 전 16.8곳에서 큰 폭 증가한 수치다.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에 기업들은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식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는 더 많은 프로모션을 시작하고, 몬델리즈는 가격 할인과 더불어 양을 줄이고 가격을 낮춘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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