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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일본제철의 US스틸 단독 인수 초읽기…"국내 철강업계에 끼칠 영향 미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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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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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업계가 US스틸이 일본제철에 인수될 경우를 대비해 대책 마련을 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이번 합병이 미국 수출에 영향을 끼칠 수는 있으나 그 규모는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본제철은 스웨덴·핀란드에 생산기지를, 독일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US스틸은 슬로바키아에 자회사가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승인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두 회사의 시장 지위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거래가 경쟁(독점) 우려를 낳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양사 합병이 성사되려면 미 당국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다. 앞서 일본제철은 지난 2023년 12월 US스틸을 149억달러(한화 약 20조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회사가 설립된 이래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US스틸 주주 절대다수는 양사 합병에 찬성하고 있다.

일본제철은 합병을 통해 해외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일본제철과 US스틸의 철강 생산 능력을 합치면 연간 8600만톤으로 중국 바오우강철 집단에 이어 세계 2위 규모가 된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를 통해 조강생산능력을 약 1억톤으로 만들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업계관계자들은 국내 철강업계의 미국향 수출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미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일본제철이 해외사업을 강화하며 미국 자동차 강판 등 시장을 선점하게 되면 국내 철강업계의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는 국내 완성차 기업으로 판매하는 전기차 강판 제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수익성에서는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아울러 업계관계자들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합병 문제 보다는 미국 철강 수출 쿼터제가 대미수출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8년 무역 확장법 232조를 발동해 철강 수입이 자국 경제 안보에 영향을 주다며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한국은 미국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쿼터(할당량) 만큼만 무관세로 수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수출이 쿼터 물량에 매여있어 수출을 늘리고 싶어도 어렵다는 실정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US스틸 대주주가 바뀐다고 해서 국내 철강업계의 대미수출에 당장 영향이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인수 이후 일본제철이 설비 투자, 구조조정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면 국내 산업계에 영향을 끼칠 수는 있겠으나 아직은 지켜봐야 할 단계"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인수를 반대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국가안보상 우려와 정치적 고려, 고용 상실을 우려한 기업노조의 반대도 이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두 미국 대선 후보 모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저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트럼프가 재선된다면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더 강력한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US스틸은 미국 철강 산업의 상징적인 회사이기도 한데, 일본 기업이 인수한다는 것은 감정적으로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만큼 난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철강업계는 지속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등 합병과 관련한 다양한 변수에 대응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인해 글로벌 업계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포스코도 미국 정부 아웃리치 활동 강화 등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일본제철의 경쟁력 강화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와 협의해 쿼터 물량이 축소되지 않도록 진행하는 데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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