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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홍콩 ELS’ 자율배상 50명뿐…5명은 은행 임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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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3월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홍콩 이엘에스 피해자모임 회원들이 ‘대국민 금융사기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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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이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홍콩 이엘에스)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한 자율배상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달 말까지 배상을 받은 투자자 고객은 총 50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명은 은행 소속 직원이거나 직계가족으로 나타났다.



7일 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엔에이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홍콩 이엘에스 손실 배상을 받은 고객은 지난달 26일 기준 50명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 23명, 하나은행 13명, 국민은행 8명, 신한은행 6명 등이다. 농협은행은 당시까지 배상이 이뤄진 사례가 없었다.



자율배상 고객 50명 가운데는 신한은행 임직원 3명과 우리은행 임직원 1명, 그리고 신한은행 임직원의 배우자 1명이 포함됐다. 전체 자율배상 고객 10%가 은행 직원 또는 직계가족이었던 셈이다. 상대적으로 판매자 쪽 입장에 공감대가 큰 임직원 투자자들이 초기 자율배상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13일 판매사를 대상으로 홍콩 이엘에스 불완전판매 대표사례 관련 분쟁조정위원회을 열 예정이다. 분조위는 판매액이 큰 5개 은행(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을 대상으로 열리는데, 은행마다 대표 사례 한 건을 두고 구체적인 배상비율을 정한 뒤, 이를 대외에 공개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배상비율 적용 사례가 공개되면 자율배상 절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판매사의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부당권유 금지 등 판매원칙 위반 여부에 따라 기본 배상비율을 20~40%로 정한 바 있다. 여기에 판매사와 고객의 개인별 책임사유를 각각 반영하면 손실액의 20~60% 범위 안에서 대체로 배상비율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최근 에이치지수가 연일 상승하면서 손실 규모는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엘에스 상품은 만기 때 지수가 가입 당시의 65~70% 미만(녹인(knock-in) 구간)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홍콩 에이치지수는 지난 6일 전거래일 대비 0.38% 오른 6572.45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최저점(4943.24)과 비교해 32.96% 오른 수치다. 현재의 주가 수준을 유지할 경우 향후 손실예상액이 연초 추정치보다 1조원 넘게 줄어드는 것으로 은행권은 추산하고 있다. 앞서 은행권은 지난 2월말 에이치지수가 5700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5월 이후 손실액이 2조194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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