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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서해 대북제재 작전' 호주헬기에, 중국 전투기 '조명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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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상공 국제 수역에서 중국 전투기가 호주 해군 헬리콥터를 향해 조명탄을 쏴 호주 정부가 중국에 항의했다. 해당 헬리콥터는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 관련한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 이에 중국은 호주 측의 도발에 대응한 정당한 조처였다고 맞섰다.

7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호주 구축함 HMAS 호바트함은 한국 서해안와 중국 동해안 사이에 있는 국제 수역에서 유엔의 '아르고스 작전'에 참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이행 차원에서 2018년부터 북한 선박의 불법적인 화물 환적 활동을 감시하는 작전이다.

중앙일보

7일 호주 정부는 중국 전투기가 공해 상공에서 조명탄을 발사해 호주 해군 헬리콥터를 위험에 빠뜨렸다면서 여러 채널을 통해 중국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호주의 시호크 헬리콥터가 HMAS 호바트 갑판에 착륙할 준비를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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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AS 호바트함의 시호크 헬기가 작전을 수행하던 중 중국 공군의 J-10 전투기가 나타나 헬기의 진행 방향으로 조명탄을 발사했다. 중국 전투기가 발사한 조명탄은 헬기 전방 300m 앞 상공 60m에서 터졌다. 헬기 조종사가 급히 회피 기동을 해 인명·물적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AP에 "우리는 모든 채널을 통해 중국에 이런 행위가 비전문적이고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리처드 말스 국방부 장관도 헬기가 조명탄에 맞았다면 결과가 심각했을 것이라며 중국의 행동을 비난했다. 말스 장관은 "우리는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를 이행하기 위한 합법적인 활동을 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은 호주 해군이 중국 영공에서 도발해 대응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호주 군함기가 '유엔 안보리 결의 집행'이라는 기치를 내건 채 중국 영공에 접근해 말썽을 일으키고 도발하려는 음모를 꾸몄고 중국 해상·공중 안보에 위해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린 대변인은 "경고와 주의 환기를 위해 중국군은 현장에서 필요한 조처를 했다"면서 "관련 작전은 합법적·전문적이고 안전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호주에 외교 경로를 통해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호주는 2018년부터 호주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 비확산과 안정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해 함정과 항공기를 파견하고 있다.

중국군과 호주군은 지난해 11월에도 갈등을 빚었다. 중국 동쪽이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호주 해군 HMAS 투움바함의 프로펠러에 어망이 걸렸고, 호주 해군은 잠수부를 투입했다. 이 때 호주 해군은 "중국 군함이 접근해 호주 측의 거리 유지 요청을 무시한 채 음파탐지기를 작동해 잠수부들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은 '해상에서 우발적 충돌방지 행동 기준' 등 국제 규칙을 엄격히 지켰다면서 호주 군의 주장을 부인했다. 앞서 2022년 6월 남중국해 상공에선 중국 전투기가 정찰 활동 중이던 호주 초계기에 다가와 위협 비행하면서 채프(chaff·미사일 회피용으로 쓰는 알루미늄 조각)를 뿌렸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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