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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GAM] 필립스 40% 폭등 52주 최고가...美 소송 $11억 합의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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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네덜란드 의료장비 기업 로열 필립스 NV(Koninklijke Philips NV, 종목코드: PHG)는 수면 무호흡증 치료기(양압기) 결함과 관련해 2021년 6월부터 전 세계로 팔린 550만개의 인공호흡기와 양압기 등을 회수 조치했다.

2021년 4월 26일 이전에 제조된 일부 제품에서 호흡 보조 장치 내부의 흡음재(폴리우레탄)가 시간이 지나면서 부스러져 사용자가 수면 중에 미세한 파편이나 분진 등을 흡입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020년 8월 6일부터 2021년 9월 1일 사이에 유통된 제품 일부에 대해 결함 가능성이 제기됐고 회사는 자발적 리콜을 개시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를 심각한 손상이나 사망을 유발할 수 있는 상태로 평가하고 가장 심각한 유형인 리콜 사태 '1형'으로 분류했다. FDA에 따르면 올해 1월까지 필립스 기기 결함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 561건의 사망 신고가 접수됐으며 10만건에 달하는 민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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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의 '드림스테이션' 양압기 [사진=업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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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리콜 사태를 빚은 필립스의 '드림스테이션' 수면 무호흡증 치료기는 결국 미국 내 판매 정지 처분을 받았다. 올해 1월 29일 필립스는 FDA를 대리한 미국 법무부의 동의명령(consent decree · 당사자들 사이 합의를 인정하는 법원 명령)에 따라 미국에서 지속적 기도 양압기(CPAP)와 이중형 양압기(BiPAP)를 포함한 호흡기 제품 판매를 중단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시 필립스는 호흡장비 자회사인 레스피로닉스가 동의명령 요구사항이 충족될 때까지 미국에서 새로운 수면 장애 및 일부 호흡 보조 장치를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이달 10일 해당 기기 판매와 관련해 미국에서 새로운 호흡 보조 장치를 판매할 수는 없지만 수출을 허용하는 합의안을 미국 법무부 및 FDA와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합의안은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미국의 레스피로닉스 사업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레스피로닉스는 새 기기를 판매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기존에 판매된 기기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액세서리를 판매한다. 합의안에 따라 필립스 레스피로닉스는 2021년 6월 자발적 리콜에 따른 수면 장애 및 호흡 보조 장치의 문제 해결을 우선적으로 완료하기로 했다.

필립스는 수면 무호흡증 치료기 제조 과정과 품질 검사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독립된 외부 감사 인력을 고용해 문제점 등을 청취하고 개선 여부를 점검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이 필립스가 새로 사용하는 원료가 FDA 안전기준에 부합하는지를 밝혀 내 보고하고, 이후 FDA 승인을 얻어야 미국 내 판매 재개 여부가 고려된다.

29일 필립스는 1분기 실적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레스피로닉스 인공호흡기와 관련해 미국에서 개인 상해 청구 및 의료 모니터링 집단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11억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소송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된데다가 합의금 규모가 월가 예상보다 적었던 만큼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29일 뉴욕증시에서 필립스의 주식예탁증서(ADR) 가격은 39.72% 뛰어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필립스는 제품 자체에는 결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기 결함과 관련해 필립스와 필립스 레스피로닉스는 어떠한 과실이나 책임도 인정하지 않았으며 자사 기기로 인해 부상이 발생했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29일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오히려 회사는 지금까지 테스트 결과는 부작용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결함이 있는 기기를 사용해도 환자에게 "눈에 띄는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FDA 의견은 다르다. FDA는 회사의 분석이 사용자에게 가해지는 위험을 완전히 평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필립스에 추가 테스트를 요청했다. FDA는 필립스 양압기 내부의 방음용 플라스틱폼의 부서진 분말이나 미세 파편을 흡입할 경우 두통 · 천식 · 알레르기 반응을 비롯한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필립스는 여전히 해당 기기와 관련된 독성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필립스는 수면 무호흡증 치료기 리콜 이후 다른 잠재적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든 제품에 대한 환자 안전 점검을 강화했다. 그 결과 일부 자기공명영상(MRI) 장치와 인공호흡기를 포함한 다른 제품에 대한 추가 리콜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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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 양압기 착용하고 수면중인 환자 [사진=업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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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필립스는 지난 분기 실적도 발표했다. 29일 개장 전 공개된 필립스의 1분기 순손실은 9억9900만유로로 전년 동기의 6억6500만유로에서 크게 늘었다. 손실이 확대된 데는 손해 배상 합의를 위한 9억8200만유로의 레스피로닉스 충당금이 포함됐다. 그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이 기대한 6400만유로 순이익과 격차가 컸다.

이 기간 매출은 41억4000만유로로, 전년 동기의 41억7000만유로에서 감소했지만, 비교 가능한 매출은 2%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의 매출 예상치 컨센서스는 41억5000만유로였다. 1분기 비교 가능한 주문량은 주로 중국에서의 매출 감소로 인해 3.8% 축소됐다.

조정 EBITA(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은 3억8800만유로로, 생산성 향상과 가격 조정에 힘입어 전년 동기의 3억5900만유로에서 8.1% 증가하며 예상치 컨센서스인 3억6100만유로를 상회했다. 조정 EBITA 마진은 9.4%를 기록했다. 회사는 대규모 리콜 사태 이후 성과 개선과 작업 방식 단순화 등을 이유로 인력을 감축하며 구조조정을 단행 중이다.

필립스는 2024년 한 해 동안 비교 가능한 매출이 3~5% 증가하고 조정 EBITA 마진이 11~11.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4년 잉여 현금 흐름은 9000만유로에서 11억유로 사이가 될 것으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1분기 실적에 대해 제프리스의 줄리앙 도르무아 애널리스트는 주문량이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에 있다"고 지적하며 1분기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해 7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향후 12~18개월 동안 매출 성장에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 내 소송 합의 비용과 관련해서는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적으며 소송 불확실성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kimhyun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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