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서울 주요 정비사업의 3.3㎡당 공사비가 10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공사비가 1년새 20% 이상 튀면서 조합원 부담금도 덩달아 치솟은 상태다. 더욱이 1기 신도시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초고층 재건축을 모색해야 하는 만큼 그에 따른 공사비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재건축에 대한 주민 동의율 확보 등에도 불투명성이 강해 집값 회복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 3만가구 선도단지 지정 임박...사업성 확보 관건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이달 중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시행에 따른 선도지구 지정을 앞뒀으나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높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물론 선도지구 지정으로 재건축이 한층 빨라지는 지구, 단지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재건축 공사비가 급증한 데다 고금리 장기화, 경기 침체 우려 등 시장 불확실성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모양새다.
1기 신도시 특별법이 적용되는 경기도 분당 일대 모습.<사진=정일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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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이달 중순 1기 신도시 선도지구와 선정 기준을 발표한다. 선정 규모는 1기 신도시별 정비 대상물량(주택재고)의 5~10% 수준에서 정해진다. 분당 4900∼9700가구를 포함해 최대 3만가구가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총주택 수가 6만9000가구인 일산에서는 최대 6900가구, 평촌(4만2000가구)·산본(4만2500가구)·중동(4만1400가구)에서도 각각 4100가구 정도를 지정할 수 있다. 지역별 주택공급 여건과 이주단지 공급계획 등을 고려해 전세시장 불안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가능한 다수의 선도지구를 지정할 계획이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시행으로 용적률 확대, 안전진단 면제 등이 적용되면서 막혔던 재건축의 길이 열린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자체적인 사업성 문제로 주민 동의 등의 절차부터 삐걱댈 공산이 크다.
가장 큰 숙제는 공사비다. 지난해 전국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평균 공사비는 3.3㎡당 687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까지만 해도 480만3000원 수준으로 500만원을 밑돌았으나 3년 만에 40% 이상 상승한 것이다. 최근에는 3.3㎡당 1000만원 돌파한 사업장이 상당수 출연하고 있다.
게다가 기존 용적률 200%대에서 400% 이상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고층 건물로 탈바꿈해야 한다. 초고층 건물은 지진, 풍압에 강한 특수구조물로 설치해야 하고 고가의 건설 장비가 추가로 투입돼 공사비 부담이 더 높다. 공사기간도 상대적으로 더 길다. 사업 규모에 차이가 있으나 시세가 5억원대인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의 경우 조합원 분담금이 5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고공행진 중인 조합원 부담금을 1기 신도시 주민들이 얼마나 동의할지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 기대감 약화에 집값도 '시큰둥'
사업성 확보에 대한 불안심리가 여전히 높아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나 1기 신도시는 변동률도 미미한 상태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시행과 선도지구 지정에도 재건축이 탄력을 받을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주 경기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지역은 대체로 약보합(-0.01%~0.00%) 수준을 기록하며 가격 변동률이 약보합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마포(0.02%), 동작(0.02%), 영등포(0.01%) 등 일부 서울지역이 상승 반전한 것과 비교하면 1기 신도시의 개발 호재가 시세에 반영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부동산R114 백새롬 리서치팀 책임연구원은 "재건축 사업에 대한 불안심리가 여전히 높다 보니 정비사업 기대감보다는 고금리 기조, 경기 침체, 공사비 인상 등 외부 변수에 시장이 더 큰 영향을 받는 분위기"라며 "선도지구가 구체화하면 투자심리가 일부 살아날 수 있으나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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