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이커머스 화두는 ‘멤버십·배송·셀러’…“옥석 가리기 이어질 듯”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분노의 7890원…탈팡 러시? 이커머스 ‘환승 게임’ [스페셜리포트]


매경이코노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고객을 잡기 위해 저마다 어떤 묘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실 쓸 수 있는 카드는 제한적이다. 즉각 효과를 볼 수 있는 건 물론 ‘가격 인하’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초저가로 무장한 중국 플랫폼을 상대로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탓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세 가지 키워드가 향후 이커머스 경쟁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본다. ‘멤버십’과 ‘배송’, 그리고 ‘셀러(판매자)’다.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멤버십’이다. 멤버십은 이용자 ‘록인(Lock-in) 효과’를 발생시키는 대표 수단이다. 록인 효과는 ‘고객을 가둔다’는 의미다. 생태계를 조성해 이용자가 다른 곳에서 소비하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일종의 충성 고객 확보 전략이다.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온라인 쇼핑 멤버십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멤버십 이용자는 비이용자 대비 월평균 구매 금액이 30% 이상 높다. 이커머스 업계가 멤버십에 꽂힌 배경이다.

쿠팡은 ‘무료’, 네이버는 ‘적립’,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연계’ 등 키워드를 앞세워 치열한 멤버십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여타 이커머스도 멤버십 확대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예를 들어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도 조만간 신규 구독 멤버십 프로그램 ‘배민클럽’을 전격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최근 멤버십 경쟁 심화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가격은 낮추고 혜택을 늘리는 식이라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루는 제품군이 비슷할 경우 여러 멤버십에 중복 가입할 유인이 떨어진다는 리스크도 있다. 결국 다른 이커머스 멤버십 회원 이탈을 기다리며 출혈 경쟁하는 구조다.

이번 쿠팡 요금 인상을 계기로 멤버십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는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참에 이용 중인 멤버십을 한번 싹 다 뜯어보자는 심리가 커질 수 있다”며 “가성비를 따지는 과정에서 두세 개 멤버십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없잖다. 부정 여론이 가라앉고 나면 오히려 쿠팡이 반사이익을 보는 일도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도 ‘당일배송’ 시작

배송 전쟁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쿠팡을 비롯해 빠른 배송을 도입한 이커머스가 잇달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면서다. 예를 들어 CJ올리브영은 당일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을 선보인 이후 온라인 판매액이 급증했다. 온라인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한 자릿수에서 지난해 말 기준 27%까지 성장했다. 1300여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거점 물류센터처럼 활용해 3시간 이내 도착을 보장하는 서비스다. 배달 라이더를 활용한 퀵커머스 ‘배민B마트’ 역시 우려를 불식하고 순항 중이다. 지난해 커머스 부문 매출은 6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늘었다. B마트 1인당 평균 주문 금액도 사업 초기 대비 세 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를 비롯해 여러 커머스 기업들이 당장 배송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당일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특정 상품에 한해 오전 11시까지 상품 주문 시 당일 도착을 보장하는 서비스다. 구매자의 빠른 배송 요구가 많은 일상 소비재와 패션 카테고리 상품이 대상이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해 내년부턴 권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간 시범 운영해오던 ‘일요배송’도 수도권 중심으로 시작한다. 토요일에 주문하면 일요일에 받아보는 서비스로 네이버와 제휴 관계인 CJ대한통운이 자체적으로 일요일 배송이 가능한 배송망을 만들어 물품을 전달한다.

5월 말부터는 네이버 도착보장 판매자를 대상으로 ‘무료 교환·반품’ 배송비를 보상하는 일종의 보험 서비스 ‘반품안심케어’ 이용료도 지원한다. 그간 배송비가 구매자에게 전가되던 탓에 반품·환불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네이버는 이 비용을 자체 부담해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장진용 네이버 NFA사업 리더는 “CJ대한통운 등 제휴사들과 다양한 형태의 배송 서비스와 서비스 지역 확대를 위해 다각도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다이소도 물류 투자를 늘리며 퀵커머스 도전에 나섰다. 다이소는 현재 안성·용인·부산 등 총 3개 물류센터를 운영한다. 여기에 내년 양주허브센터를 완공, 2026년까지는 3500억원을 들여 다이소 최대 규모 세종허브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최근 업계 내에서 치열하게 펼치고 있는 ‘셀러’ 모시기 경쟁이다. 양질의 판매자를 확보해 플랫폼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우량 셀러 유치 → 제품 경쟁력 제고 → 소비자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다.

최근 너 나 할 것 없이 판매자 지원책과 혜택을 늘리는 모습이 포착된다. G마켓은 최근 ‘최고 수준의 판매 지원책’을 자신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신규 셀러를 대상으로 광고비 지원, 무료 광고 대행 서비스 운영 등 파격 조건을 제시했다. G마켓 내 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 노출되는 광고 영역인 ‘파워클릭’과 AI가 상품을 가장 효율 좋은 곳에 노출해주는 ‘AI매출업’에 사용할 수 있는 광고성 e머니를 셀러당 총 180만원씩 지급한다. 초보 셀러 광고 운영을 돕기 위한 무료 광고 대행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네이버가 새로 도입한 ‘AI 상품 추천 기능’도 판매자 편의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11번가는 최근 판매자 물류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자체 풀필먼트 서비스 ‘슈팅셀러’를 최근 시작했다. 셀러가 11번가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하면, 보관-포장-배송-재고관리-교환·반품 등 일련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롯데온은 카메라와 게임기, 휴대폰 등 디지털기기 일부 카테고리의 판매 수수료를 기존 9%에서 5%로 일괄 인하했다. 신규 셀러뿐 아니라 기존 셀러에게도 적용된다.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를 잇달아 인수한 큐텐은 한국 셀러 해외 진출 지원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중이다. 큐텐은 ‘티메파크’ 인수 후 플랫폼에 입점돼 있는 셀러들 상품을 역직구 형태로 글로벌 소비자와 연결시켰다. 최근에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를 약 2222억원에 인수 완료하며 판을 더 키웠다. 기존 한국과 동남아, 인도, 중국 등 아시아 중심이던 커머스 네트워크를 북미와 유럽까지 확장하게 된 셈이다. 위시는 현재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33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7호 (2024.05.01~2024.05.07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