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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향유고래, 인간처럼 소통”…AI, 동물과 대화 가능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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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CETI 연구진 네이처 논문
“향유고래, 음성 알파벳 시스템 보유”
울음소리 약 9000개, AI로 분석
다시 AI 통해 의미 분석 중


매일경제

향유고래. [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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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이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을지 모른다.

향유고래가 ‘알파벳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결과가 학계에 발표됐는데, 인공지능(AI)으로 패턴을 분석하면 그 의미를 파악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은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과학·AI 연구소 교수진이 국제 향유고래 언어 연구단체 프로젝트(CETI)와 함께 국제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향유고래가 음성 알파벳을 갖고 있다는 주장”이 담긴 논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제이콥 앤드리아 교수팀은 카리브해에 서식하는 향유고래 60여마리의 클릭 음(딸깍하는 소리) 8719개를 AI로 분석해 패턴을 도출했다. 클릭 음은 셰인 게로 캐나다 칼튼대 교수가 이끄는 CETI 연구팀이 수집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향유고래는 인간 언어처럼 음운을 조합해 단어를 만들었다. 향유고래는 ‘딸깍, 딸깍’ 끊기는 독특한 소리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클릭 소리와 지속 시간, 템포와 리듬을 바꾸고 클릭 수를 다르게 하면서 소통한다.

마치 모스 부호 조합과 같은 클릭 소리 유형은 최소 300개다. 여러 고래 집단에서 ‘딸깍, 딸깍, 딸깍딸깍딸깍’ 하는 공통된 소리 조합이 나타났고, 거의 모든 고래들이 자신이 소리를 모두 낸 후에 클릭 음을 추가해 의미 전달을 마쳤다. 연구팀은 이를 접미사와 유사하다고 추정했다.

연구팀은 아직 향유고래 음성 알파벳의 명확한 의미는 밝히지 못했지만, 앞으로 AI를 활용해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AI 분석 과정에서 나온 데이터들을 다시 AI에 기계학습(머신러닝)시키면서 의미를 파악한다는 구상이다.

제이콥 앤드리아 MIT 컴퓨터 사이언스 교수는 “향유고래가 클릭 소리를 개별 모음이나 자음으로 쓰는지, 그게 문장 자체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의미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리독의 의사소통을 연구한 학자 콘 슬루드치코프는 “AI는 패턴을 감지하는 데 최적화돼있다”며 “(동물 언어체계 연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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