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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강규원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 "현지 고객 80%...현지화가 성공 열쇠" [K-금융, 빛과 그림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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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제의 큰 축은 산업과 금융으로 나뉜다. 산업과 금융은 톱니바퀴처럼 엮여 함께 성장한다. 하지만 한국의 산업과 금융의 격차는 크다. 산업 분야에서 전자, 반도체, 자동차 등 세계 일류 상품을 만든 글로벌 스탠다드를 주도하고 있다. 반면 금융은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변방이다. 1897년 한국 최초의 근대적 은행인 한국은행이 설립된 후 127년이 흘렀고 해외에 첫 깃발을 꽂은 지 57년이 됐지만 ‘안방 호랑이’에 그치고 있다. K-금융의 명과 암을 조명해본다.


신한, 국내은행 중 해외수익 비중 '최고'
1993년 韓 금융 최초 베트남 시장 진출
현지 정부와 '디지털 경쟁력 강화' 맞손
문화·제도의 이해 바탕으로 현지화 성공


이투데이

강규원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이 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 현지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균형 있는 사업 추진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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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과 인력의 현지화가 고르게 진행된 것이 베트남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입니다.” (강규원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

국내 시중은행 중 해외수익 비중이 가장 높은 신한은행에서 신한베트남은행은 해외진출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신한은행의 10개 해외법인 중 지난해 신한베트남은행에서만 순익의 절반을 뽑아냈다.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해외법인 중 가장 높은 수익성을 내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강규원 법인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진출 초기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을 지원해 사업을 확대했고, 이후 리테일 고객과 로컬기업 등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현지 영업을 강화해 사업의 균형적인 성장을 이룬 것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에서는 외국계 은행 1위다. 지난해 기준 신한은행 10개 해외 법인 당기순이익은 4824억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신한베트남법인에서만 2328억 원(48.3%)이 나왔다. 신한은행은 한국 금융기관 최초로 1993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고, 2009년 법인 설립 이후 베트남 전역 51개 점포에 2200여 명이 근무 중이다. 올해도 3개 점포를 추가 신설하며 현지 장악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성공 열쇠는 균형있는 사업추진과 현지화 전략이라는 게 강 법인장의 설명이다.

그는 “자산과 인력의 현지화가 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대출 자산 중 리테일 대출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기업대출도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한 자산이 50% 이상으로 현지고객 영업자산이 전체 대출금의 약 8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현지화에 성공한 것은 현지 고객의 니즈 및 시장 상황을 반영한 다양한 상품과 마케팅 전략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인력 운용도 철저히 현지화했다. 강 법인장은 “전체 임직원 약 2200여 명 가운데 주재원은 2% 남짓으로 대부분 현지 인력에 의해 운영된다”며 “영업점장의 경우 51개 영업점 중 한국인 점장은 14명으로 신한베트남은행의 현지화 영업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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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규원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이 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 현지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균형 있는 사업 추진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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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베트남은행은 최근 디지털 채널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채널의 균형적인 성장을 위해서다. 2020년부터 베트남 정부가 사회 전반에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자 이에 발맞춘 전략이다.

그는 “디지털 전용 예·적금 출시 및 시중은행 최초 100% 디지털 대출을 내놨다”며 “현지 고객들이 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를 확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신한의 디지털뱅킹 플랫폼 ‘쏠(SOL)’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고객 접점 채널을 확대하기 위해 잘로, 티키, 모모 등 현지 디지털 플랫폼과 제휴를 통해 디지털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약 150만 명의 디지털 고객 수와 약 50만 명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확보했다.

강 법인장은 “현지 시장의 규제를 풀기 위해서는 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진출 시장의 문화와 제도, 관행에 대한 이해없이는 솔루션을 찾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는 “베트남 진출 후 30년 간 현지 시장에서 영업 노하우와 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를 축적해 왔다”면서 “오랜 베트남 시장 내 업력을 바탕으로 베트남 금융당국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현지 제도에 대한 이해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리스크관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금융업계 주요 이슈사항에 대해 한-베 금융당국 및 금융기관 간 교류 기회를 마련하는 등 양국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데 더 노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투데이/김범근 기자 (nov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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