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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벼랑끝 구조조정···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 “5대 사업 위주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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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세 밀려 1분기 1353억 손실

범용군 비중 50% 이하로 줄이고

그린소재 육성···해외 공략도 확대

에너지머티는 분기최대 매출 달성

서울경제


석유화학 위기에 직면한 롯데케미칼(011170)이 첨단소재·정밀화학·전지소재·수소·기초화학 5대 분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다. 전략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비핵심 자산은 과감히 처분해 현금 확보에 나선다. 중국의 물량 공세가 거센 범용 석유화학제품에서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제품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해 생존을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훈기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겸 롯데케미칼 사장은 9일 롯데케미칼의 1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이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계획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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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석유화학제품이 포함된 기초화학 사업은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 이를 위해 현재 60~70%가량을 차지하는 범용 제품 비중을 50% 이하로 감축한다. 대신 고기능 합성수지, 수처리 제품 등 향후 시장 전망이 밝은 첨단소재 사업은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킨다.

정밀화학 부문은 친환경 연료인 암모니아와 그린소재를 중심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한다.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은 올해 2분기 반도체 현상액 원료인 TMAC의 증설(1만 톤)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TMAC는 반도체 회로 제조 공정에 쓰이는 소재로 롯데는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기존 4개 사업에 정밀화학이 추가됐다”며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핵심 신사업으로 낙점한 전지소재 부문은 계열사 롯데알미늄과 미국 양극박 합작 사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는 하이엔드 동박의 글로벌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1분기 북미 판매 호조에 힘입어 분기 최대 매출(2417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43억 원으로 국내 동박 3사 중 유일하게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해외 생산기지 확대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법인의 5·6공장은 현재 시가동을 하고 있고 스페인 스마트팩토리는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부지 정지작업 중이다. 북미 신공장은 다음 달 부지 선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수소 사업을 통해 미래 먹거리도 챙긴다. 부생수소를 활용해 사업 기반을 구축한 뒤 장기적으로는 해외 청정암모니아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비핵심 자산의 매각도 추진한다. 올해 1월 한 차례 불발된 롯데케미칼파키스탄리미티드(LCPL) 보유 지분(75.01%) 매각 등 기초소재 관련 중복 자산 정리에 나설 방침이다. 이 총괄대표는 “현금 흐름 중심의 경영으로 재무 안정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의 사업구조 재편은 중국발(發) 물량 공세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큰 타격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값싼 중국산이 점령하면서 판로가 막혔다. 그 결과 업계의 실적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353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키웠다. 이 총괄대표는 “중국의 대규모 증설과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석유화학 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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