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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석탄 발전 포기 못해”…美 25개주, 바이든 환경정책에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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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2년까지 탄소배출량 90% 감축 규정

“전력망 불안정성 야기할 것” 비판

트럼프는 석유업계에 “10억달러 모아달라”

헤럴드경제

웨스트버지니아 포카의 화력발전소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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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탄소 배출 억제를 위해 석탄 발전소를 폐쇄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이 정책이 국가 전력망의 안정성을 위협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웨스트버지니아 주를 포함해 총 25개 주가 지난달 환경보호청(EPA)이 발표한 석탄발전소 탄소 배출 규정의 효력을 중지시켜 달라며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규정은 미국의 현재 석탄발전소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90% 이상을 포집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2032년까지 탄소 배출량 90%를 포집하지 못한 석탄 발전소는 2039년부터 가동이 중단된다.

패트릭 모리세이 웨스트버지니아 주 법무장관은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강요하는 이 정책은 발전소가 고장나거나 폐쇄돼 이미 부족한 전력망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정책이 ‘EPA가 발전소의 탄소 배출을 규제할 수 있지만 청정 에너지원으로 전력 생산 방식을 전환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는 2022년 연방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소송은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 변화 대응 의제 중 핵심적인 부분에 도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소의 탄소 배출을 억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미국 내 탄소 배출량의 약 3분의 1 이상을 화력 발전소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화당과 전력 산업 업계는 화력 발전소를 억제하려는 시도가 전력 공급 안정성을 위협한다고 비판한다. 특히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데이터 센터와 인공지능(AI) 산업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화력 발전소 감축에 걸림돌이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2020년대 말 390테라와트시(TWh)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2년의 3배 수준이다.

짐 매더슨 전국농촌전기협동조합 회장은 “19개 주가 정상적인 피크 수요에서도 정전 위협에 처해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은 계속 전깃불을 켜놓을 수 없는 불확실성을 야기한다”고 비판했다.

화력 발전소의 탄소 배출 감축 방안으로 제시된 탄소 포집(CCS) 기술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 댄 브루예트 에디슨 전기 연구소 최고경영자(CEO)는 “2032년까지 CCS인프라를 구축해 규정을 준수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 규제 정책을 폐기하겠다며 석유화학업계 포섭에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 마라라고 별장에서 20여명의 석유화학업체 임원을 만나 “임기 첫날부터 규제를 없앨 것”이라며 신규 액화천연가스(LNG) 허가와 멕시코만의 석유 시추를 위한 임대 계약을 약속했다.

대신 이들 임원들에게 “나를 백악관으로 돌려보내려면 10억달러를 모금해달라”고 요구했다.

기후보호단체 클라이밋파워의 알렉스 위트 선임 고문은 “석유업계는 트럼프 행정부 첫 임기동안 큰 혜택을 보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더 큰 보상을 받을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면서 석유업계가 트럼프를 지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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