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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가자전쟁 반대’ 제자 체포에 미 대학교수들도 천막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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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학생들이 9일 전날 주차장을 막고 시위하던 학생 3명이 체포된 것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케임브리지/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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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미국 대학생들의 반대 행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교수들이 천막 농성에 돌입한 곳이 등장했다.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은 뉴욕 뉴스쿨대 교수와 강사 20여명이 8일(현지시각)부터 교내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 각지의 대학교수들이 학생들의 천막 농성을 격려하거나 경찰의 진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지만 이들이 직접 천막 농성을 조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천막 농성에 참여한 뉴스쿨대의 한 교수는 이 방송 인터뷰에서 “모두가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이 집단 학살과 잔혹 행위를 목격하고 있다”며 “누구라도 이를 방관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다른 교수는 “학생들은 그들의 목숨과 경력, 미래를 걸고 열심히 싸우고 있다”며 교수들도 이런 노력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난 매일 죽은 아이들 모습과 거리에 쌓인 주검들을 화면으로 본다”며 “그런 것을 어떻게 용납할 수 있냐”고도 했다. 이 학교의 다른 일부 교수들도 기말 성적 평가를 보류하는 등 학교 당국에 항의하는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이날 일부 학생들은 학교 밖에서 교수들의 천막 농성을 지지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뉴스쿨대에서는 지난 3일 천막 농성을 하던 학생 40여명이 학교 당국의 요청으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이 학생들은 학교로부터 정학 처분도 받았다. 뉴스쿨대 교수회는 이에 항의해 투표로 총장에 대한 불신임을 결의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마사 폴랙 코넬대 총장이 사의를 밝혀, 미국 대학가를 뒤흔드는 가자지구 전쟁 반대 행동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7년간 총장으로 재직한 폴랙 총장은 9일 “내 결정에 많은 추측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개인적 결정이라고만 하고 구체적 사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폴랙 총장은 다른 대학들처럼 학생들의 교내 시위에 경찰 출동을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학생 6명을 징계해 교수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로써 가자지구 전쟁을 놓고 대학생들의 저항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동부 명문대들을 일컫는 아이비리그 8개 대학들 중 3개 대학 총장들이 자리를 내놓게 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 총장이 학내 반유대주의에 강하게 대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임 압박을 받다 물러났다. 올해 1월에는 하버드대의 첫 흑인 총장 클로딘 게이가 같은 이유로 유대계 자본의 대학 후원금 철회 압박을 받다가 취임 6개월 만에 사임했다. 매길 전 총장과 게이 전 총장은 사임 전 하원 청문회에 불려 나가 의원들의 질책을 듣기도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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