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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소비자 반감 사고, 주가 내리고···애플·바이두 나란히 '홍보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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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강조한 애플 광고 "인간 경험 파괴" 반감

"24시간 휴대폰 켜놔야 진정한 홍보인" 과시에

'유해한 직장문화' 지지하는 것이라며 주가 4%↓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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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인 애플과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가 각각 ‘혁신’과 ‘헌신’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치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불필요한 자책골로 소비자의 반감을 사게 된 것은 물론 주가까지 떨어지며 외려 부정적인 이미지만 부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현지 시간) N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애플은 신형 아이패드 광고를 둘러싼 비판에 고개를 숙였다. 토르 마이런 애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은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고객들이 아이패드를 통해 아이디어에 생명을 불어넣는 다양한 방법을 축하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과녁을 빗나갔다”고 인정했다. 이달 7일 공개한 새 아이패드 프로 광고가 예술가 폄훼 논란이 일자 애플이 이례적으로 직접 사과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에 논란을 촉발한 광고는 대형 유압 프레스가 피아노와 색소폰 등의 악기부터 전축, 게임기, 필름 카메라 등 인간의 창의성을 상징하는 물건을 짓눌러 파괴하고 그 자리를 신형 아이패드 프로가 대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애플의 신제품을 통해 창의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제품 출시 후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광고를 공유하며 “이 제품을 사용해 만들어질 모든 것을 상상해 보라”며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의 예상과는 달리 고객들의 반감을 샀다. “이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일이 당신이 추구하는 것인가” “창의적인 도구에 대한 존중이 없고 창작자를 조롱한다” 등의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유명 인사들도 애플에 대한 공개 저격에 가세했다. 영국 배우 휴 그랜트는 “인간 경험의 파괴”라고 평가했고 ‘킬 유어 달링’ 등을 연출한 영화감독 리드 모라노는 쿡 CEO에게 “분위기 파악 좀 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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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 중국에서는 바이두의 홍보 담당 임원이 회사 이미지를 깎아내리며 논란을 빚었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경제 등에 따르면 취징 바이두 홍보 담당 부사장은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자신의 더우인(중국판 틱톡) 계정에 직장 문화에 대한 4∼5건의 짧은 동영상을 올렸다. 그는 “홍보 분야에서 일한다면 주말에 쉬는 것은 기대하지 말라” “휴대폰을 24시간 켜놓고 항상 응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등의 표현을 동원하며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초과 노동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의 발언은 온라인상에서 논란을 불렀다. 회사 고위 임원이 직원을 소모품처럼 생각하고 초과 노동을 당연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이 커지자 취 부사장은 “소셜미디어로 회사를 홍보하려는 것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기업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7일 바이두 주가는 4%나 급락했다. 비난이 확산하자 취 부사장은 9일 “회사의 가치관과 기업 문화에 오해를 일으킬 부적절한 내용이 많았고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됐고 취 부사장은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이날 저녁 취 부사장의 더우인 계정에는 ‘바이두 부사장’이라는 직함이 삭제됐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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