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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뉴스속 용어]교황, '2025년 희년' 공식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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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월 24일~2026년 1월 6일까지

교황, 사형제도 종식·수감자 사면 등 요구

프란치스코 교황이 9일(현지시간) 25년마다 돌아오는 정기 '희년'이 내년에 열릴 것이라고 공식 선포했다.

'희년(year of jubilee, 禧年)'은 가톨릭교회에서 신자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를 말한다. 구약성서 레위기 25장에는 희년은 50년마다 돌아온다고 기록돼 있다. 안식년이 일곱 번 지난 그다음 해인 50년째가 희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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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12월25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성탄절을 기념해 모인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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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교에서는 희년이 되면 유대인들이 자기 가족의 땅으로 돌아가고, 경작지는 휴경한다. 모든 노예는 자유를 얻고, 채무자는 빚을 탕감받기도 하는 '여호와 은혜의 해' 또는 '자유의 해'로 성서에 기록돼 있다.

희년은 히브리어로 '요벨'이고, 영어로는 요벨을 음역해 '주빌리(Jubilee)'로 표기한다. 요벨은 '숫양의 뿔'을 뜻하는데 희년이 되면 요벨 나팔을 불며 희년을 선포한 데서 유래했다. '나팔을 불어 자유의 기쁨을 선포하는 해'라는 의미다.

가톨릭교회는 1300년 2월 보니파시오 8세 교황 때부터 희년을 지내기 시작했다. 보니파시오 8세는 희년을 100년마다 치르도록 했지만, 뒤를 이은 클레멘스 6세 교황은 1350년에 희년을 선포했다. 1470년 교황 바오로 2세는 모든 세대가 최소한 한 번은 희년을 개최해야 한다고 선언했고, 이에 1475년부터는 25년마다 희년을 지냈다.

희년에는 25년마다 돌아오는 정기 희년과 비정기적으로 선포되는 특별 희년이 있다. 마지막 정기 희년은 2000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때 열렸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50주년을 기념해 2016년을 특별 희년으로 선포했다.

이번 정기 희년은 오는 12월 24일부터 시작해 2026년 1월 6일에 끝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저녁 기도회를 주례하고 칙서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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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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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분량의 칙서에서 교황은 전 세계 빈곤의 '스캔들'과 전쟁의 공포를 비난하고 이주민의 권리와 많은 국가의 출산율을 높여야 할 필요성을 옹호했다. 또 사형제도 종식을 촉구하고 각국 정부에 수감자에 대한 사면을 요청했으며, 가난한 국가에 대한 부채 탕감을 요구했다.

교황은 "우리가 진정으로 세계 평화를 위한 길을 열고자 한다면 불의의 원인을 해결하고 부당하고 갚을 수 없는 부채를 청산하며, 굶주린 사람들을 먹이는 데 헌신하자"고 말했다.

정기 희년의 공식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서 바티칸을 낀 로마는 손님맞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번 희년을 맞아 약 3000만명의 순례객이 로마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로마시는 40억유로(약 5조9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바티칸 주변 노후화된 도로와 교통시설물을 전면 보수하고 보행자 공간을 확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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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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