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중단' 발언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을 향한 유대계 표심이 흔들릴 거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를 기회로 삼고 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버렸다"고 비판하며 유대계 유권자들을 향해 그에 대한 지지 철회를 촉구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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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중단' 발언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한 유대계 표심이 흔들릴 거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를 기회로 삼고 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버렸다"고 비판하며 유대계 유권자들을 향해 그에 대한 지지 철회를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 온라인 매체 스펙트럼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라파 지상작전을 감행하면 무기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한 것에 대해 "이스라엘을 버린 것이다. 나는 바이든과 같은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대인이 바이든에게 투표한다면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대인들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내가 이스라엘을 위한 한 일과 비슷한 일을 한 (민주당 소속) 대통령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2020년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아브라함 협정' 체결을 주도했다. 이 협정 체결로 오랜 갈등 구도에 있던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등 아랍국가 관계가 정상화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입막음 돈 범죄 재판이 진행 중인 뉴욕법원 밖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행동이 불명예스럽고, 이스라엘을 완전히 버린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CNN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지상전을 시작하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미 이스라엘에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려는 목적으로 지난주 이스라엘에 보낼 정밀폭탄의 선적을 연기했다.
이를 두고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까지 이스라엘을 강력하게 지지했지만, 라파 지상전이 임박하자 셈법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전략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언급한 '이스라엘 무기 제공 중단' 발언으로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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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의 초강수 발언에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등장했다.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9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24시간 전에 정부 최고 관리들에게 내가 확인한 정책과 매우 다르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노인 건망증(senior moment)이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인 마이크 로저스 의원(앨라배마주)과 외교위원회 위원장 마이클 매콜(텍사스) 의원은 공동 성명을 통해 "미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중요한 무기 수송을 중단한 것에 경악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재난 같은 정책을 비밀리에 결정했고 의도적으로 의회와 미국 국민에게 숨겼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의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뉴욕), 존 페터먼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 등 친이스라엘 인사들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토레스 의원은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해 철통같은 지지를 약속해 놓고 지원을 보류할 수 없다"고 바이든 대통령의 무기 제공 중단 발언에 반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미국 대학가에서 반전(anti-war)시위에 나서는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 내 유대계 자본의 영향력이 상당하고, 민주당의 선거전을 지지하고 있어 유대계 유권자들의 표심을 잃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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