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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유럽 3국 대통령 "민주주의, 거저 주어지는 것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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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탈리아·오스트리아 국가원수들

유럽의회 선거 앞두고 투표 참여 독려

"자유, 법치 등 유럽의 가치 지켜내야"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독일 대통령이 이탈리아 및 오스트리아 대통령과 공동으로 독일 유권자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독일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인데 유럽의회 선거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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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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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68) 독일 대통령은 자국 신문 ‘타게스슈피겔’ 토요일판에 기고문을 게재했다. 특이한 것은 독일과 인접한 이탈리아의 세르지오 마타렐라(82) 대통령, 그리고 같은 독일어권 국가인 오스트리아의 알렉산더 판데어벨렌(80) 대통령이 나란히 공동 기고자로 참여한 점이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의원내각제 국가로 대통령은 실권이 없는 상징적 국가원수에 불과하다. 이원집정제 국가인 오스트리아는 국민 직선으로 뽑힌 대통령이 총리와 권한을 분점한다.

세 대통령은 독일 유권자들을 향해 오는 6월 6∼9일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유럽의 가치’를 지켜낼 것을 촉구했다. 이는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 차츰 세력이 커지는 극우 세력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또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와 그에 동조하는 나라들을 겨냥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다양성, 인권, 법치 등 유럽의 근본적 가치들을 향해 세계 곳곳에서 의문이 제기되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며 “우리의 민주적 질서를 지탱하는 근간이 위태롭다”고 진단했다. 이어 “민주주의가 없는 통합 유럽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선거에 참여함으로써 우리는 자유주의적 제도와 법치, 우리의 근본적 가치와 공동의 자유를 수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 대통령은 특히 민주주의가 당연하게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그들은 “자유와 민주주의는 (그냥 두면 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지켜내고 또 공고히 다져야 하는 것이란 점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자유와 민주주의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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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 의사당 본회의장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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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또 “우리는 과도한 민족주의적 충돌이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역사는 민주주의가 결여된 곳에는 인간성과 정치적 이성이 숨쉴 공간이 없다는 점을 우리에게 가르친다”고 지적했다.

5년마다 치르는 유럽의회 선거 투표율은 1999년부터 2014년까지 줄곧 50%를 밑돌 정도로 저조했다. 직전의 2019년 선거에서는 투표율이 50.7%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는 인권, 교육, 환경 등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10대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한 결과로 분석된다.

2019년 독일 유권자들의 유럽의회 선거 투표율은 61.4%로 EU 회원국 평균치보다 높긴 했다. 하지만 무려 88.5%를 기록한 벨기에보다는 훨씬 낮았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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