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금융 당국이 13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의 90~95%가 정상이며, 나머지 부실 사업장 중 경‧공매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는 곳은 2~3%에 불과하다고 했다.
금융 당국이 발표한 부동산 PF 연착륙 대책의 핵심은 자금 조달이 어려운 PF 사업장에 은행, 보험사들이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다. 금융사는 최대 5조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공동 대출)을 조성해 PF 사업장에 자금을 빌려줄 예정이다.
금융 당국은 금융사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PF 사업장에 돈을 빌려줄 경우 ‘정상’ 여신으로 분류하도록 했는데, 이와 관련해 ‘원칙 훼손’ 지적이 제기되자 “건전성의 원칙, 글로벌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6개월 또는 1년 적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금융사는 보유 여신의 회수 가능성을 평가해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로 분류하고, 이에 따라 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쌓는 돈)을 적립해야 한다. ‘정상’의 경우 대출금의 0.85%만 충당금으로 쌓으면 되지만, ‘고정’은 20%를 쌓아야 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예상 손실을 추정해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한 국제회계기준(IFRS) 규정에 어긋날 수 있고 국내 금융 시장과 금융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음은 금융 당국 관계자들의 일문일답.
ㅡ부동산 PF 사업장 중 어느 정도가 정상으로 남을지 시뮬레이션을 했나.
“90~95% 정도는 정상 사업장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다수의 사업장은 지금도 정상 사업장적 성격이 강하다. 다만 본 PF로 가지 못한 브릿지론이나 토지담보대출 중 토지 매입을 100% 못했거나 인허가를 받지 못했거나 법적 분쟁이 있는 (사업장은) 금융권이 들고 있을 이유가 없으니 매각하라는 것이다.”
ㅡ그럼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이 5~10% 수준인 것인가.
“이 중 경매나 공매로 나오는 사업장은 2~3%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ㅡ230조원 규모의 평가 대상 PF 사업장 중 브릿지론(토지 매입 단계) 사업장 비중이 상당한데, 어떤 근거로 이런 숫자를 제시하는 것이냐.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
“사업성 평가는 금융회사들이 스스로 하는 것이지만, 대략 90~95% 정도는 그런 상태로 현재 있고 그 시간을 들이면 정상 사업장으로 갈 것이라고 희망 섞인 예측을 하는 것이다. 참고로 230조 중에 본 PF가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ㅡ금융회사가 부실화된 부동산 PF 사업장에 자금 지원 시 자산 건정성을 ‘정상’ 분류하도록 허용했는데 이런 규제 완화가 원칙을 훼손하고 나쁜 전례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물론 그런 측면이 없는 건 아니지만 굉장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미미하다고 본다. 건전성의 원칙, 글로벌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6개월 또는 1년 정도 (적용하는 것이다). 또 생각보다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다.”
ㅡ은행과 보험사가 조성하는 신디케이트론을 최소 1조원에서 단기적으로 5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한 근거는.
“시장 안정 노력을 할 때는 과감하고 충분하게 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시장이 느끼기에 ‘이 정도면 되겠다’ 할 정도의 범위가 5조원이라고 판단했다. 이 돈을 다 쓴다는 거는 아니고, 이후 부동산 PF의 사업성이 좋아지고 시장이 좋아지면 큰 방파제로서 남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ㅡ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3단계에서 4단계로 강화할 경우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 쌓아야할 충당금은 얼마나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나.
“‘회수 의문’으로 분류되는 부실 우려 규모는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 캐피털 등 제2금융권에 대해 충당금 적립을 강화시킨 부분이 있다. 복합적으로 봤을 때 이번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로 인한 충당금 적립 부담은 크지는 않을 것이다. 또 저축은행 등의 자본 비율이 현저히 높기 때문에 큰 우려는 안 해도 될 것으로 본다.”
ㅡ사업장 평가 방식이 여전히 모호하다. 금융회사들의 자의적 평가가 가능하지 않나.
“PF는 특징이 개별성이다. 위치도 다르고 대주단도 다르고 이해관계자도 다르고 복잡하다. 그렇기 때문에 칼같이 하나의 완벽한 기준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 금융 당국은 부동산 PF의 연착륙을 위한 최적의 기준을 찾는 과정에 있다.”
김보연 기자(kby@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