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4 (금)

'반일 문구'로 매출 400배 뛴 中 음료회사, 조작 걸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시스

중국의 한 밀크티 브랜드가 일본에서 판매되는 자사 음료의 컵 슬리브(포장 띠)에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비판하는 문구를 넣었다. (사진= 소셜미디어 엑스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비판하는 문구를 음료에 달아 매출이 400배 이상 뛰었던 중국 음료회사가 '반일 감정'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이라는 의혹이 나왔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밀크티 브랜드 샹퍄오퍄오가 일본에서 판매되는 자사 음료의 컵 슬리브(포장 띠)에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비판하는 문구를 넣어 판매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가 공개한 사진에서 뒤쪽에 진열된 제품에는 슬리브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판매용이 아닌 사진 촬영용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제품이 판매됐다고 알려진 일본 소매점 측은 슬리브를 끼운 음료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공식 부인했고, 중국인을 위한 매장에만 진열돼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앞서 지난 4일 샹퍄오퍄오 음료 제품에 '일본 정치인들이 방사능 오염수를 마시게 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음료가 일본 가게에서 판매중이라는 사진과 글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면서 이 회사는 '민족주의적' 소비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슬리브에는 '바다는 일본의 하수도가 아니다', '0.1%의 땅이 바다 70%를 오염시킨다'는 문구가 중국어와 일본어로 적혀 있다.

온라인에서 사진이 화제가 된 후 지난 4일과 5일 진행한 라이브 방송 판매에서 음료제품 6종 중 3종이 매진됐다. 하루 매출은 2500위안(약 47만원)에서 100만위안(약 1억8900만원)으로 400배 뛰었다.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샹퍄오퍄오 주가는 6일 상한가인 19.21위안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조작설이 불거지면서 여론이 악화됐고, 지난 7일 21.13위안까지 급등했던 이 기업의 주가는 10일 18.44위안까지 하락했다.

민족주의 성향의 관변 언론인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샹퍄오퍄오가 중국 소비자들을 속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해당 기업이 일본에서 사진 게시용 제품을 준비해놓고 중국 대중에게 판매 제품인 것처럼 꾸몄다면서 "제품 프로모션은 심각한 기업 윤리 위반"이라고 밝혔다.

브라이언 웡 홍콩대 교수는 "상업적 민족주의의 한 예"라면서 "기업들이 급성장하는 민족주의적 중산층을 사로잡으려 하고 있다"고 SCMP에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zzling@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