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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에어컨 청소 10만원에 맡겼는데”…내부 곰팡이·먼지 범벅 [e글e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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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에어컨 청소 업체에 청소를 맡겼음에도 제대로 청소되지 않은 모습. ‘보배드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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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더위에 대비해 에어컨 청소 업체를 부른 한 소비자가 먼지와 곰팡이가 그대로인 에어컨 사진을 공개하며 부실한 서비스를 폭로했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에어컨 청소 업체 거의 사기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최근 에어컨 청소 업체에 10만 원을 내고 스탠드형 에어컨 청소 서비스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오후 5시경 아내와 아기가 집에 있을 때 청소 예약이 잡혔다. 당시 아내는 에어컨 안쪽 아래에 먼지가 많았는데 서비스 기사가 마무리하려 하자 ‘그 부분은 청소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기사는 ‘원래 해주는 게 아닌데 해드리겠다’며 닦아줬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를 마무리했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업체가 집에 도착한 시간으로부터 20~30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더라. 조금 의아했지만 리뷰 수도 많고 전문적으로 분해 청소하는 업체이니 어련히 잘했겠지 생각했다”고 했다.

A 씨가 집에 돌아와 에어컨을 살펴보니 에어컨 전면 송풍 팬과 먼지 필터는 청소된 상태였다. 그러나 먼지 필터를 빼고 후면 내부를 들여다보니 먼지와 곰팡이가 하나도 닦이지 않은 모습이었다. A 씨가 사진을 찍어 기사에게 문자를 보내자, 기사는 “회사 매뉴얼 상 에어컨 후면은 손대는 게 아니고, 플라스틱 부분은 청소하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A 씨는 회사에 직접 연락해 환불받았다.

결국 휴일에 직접 청소에 나선 A 씨는 에어컨을 분해했다가 경악했다고 한다. 에어컨 전면 내부 역시 전혀 청소되지 않아 먼지와 거미줄이 덕지덕지 붙은 상태였다.

동아일보

에어컨 청소 업체에 청소를 맡겼음에도 제대로 청소되지 않은 모습. ‘보배드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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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전면도 손 하나 까딱 안 해 놓고 갔더라. 정말 맨눈으로 보이는 날개만 닦고 간 거였다”고 토로했다.

A 씨가 항의 차원에서 전면 내부 사진을 찍어 기사에게 보내자, 기사는 “회사에서 연락드렸고, 조치 취해준 걸로 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기사는 30여 분 뒤 “미안하다. 오늘 휴일이라 내일 회사에 보고하고 연락드리겠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A 씨는 “요즘 에어컨 청소 업체가 정말 많은데 지금 한창 성수기라 예약도 힘들 거다. 모든 업체가 저렇지는 않겠지만, 대충 때우기 식으로 청소 시늉만 하는 업체로 인해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제가 청소 의뢰한 곳도 리뷰 수만 1300개 가까이 돼서 믿고 맡긴 것”이라며 “20분 청소하고 10만 원이라니 소비자 기만이고 사기 행위나 다름없다”고 분노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전체 분해해서 청소하려면 2시간은 소요된다” “청소 업체는 옆에서 지켜봐야 한다” “저런 사람들 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기사들도 한 통 속으로 보일까 봐 씁쓸하다” “업체를 부르면 너무 비싸고 혹시 뒤통수 맞을까 봐 저는 직접 청소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국냉난방기유지관리협회는 ‘에어컨 청소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안내했다. 협회에 따르면 △청소비용이 저가일 경우 소요 시간 및 분해 범위 확인 △인증된 약품을 쓰는지 현장에서 확인 △한국냉난방기유지관리협회 회원사인지 확인 △국가기관, 사단법인에서 발급한 자격증 확인 △협회에서 인증된 장비를 사용하는지 확인 △사고 대비 전문인 영업 배상 책임보험을 확인해야 한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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