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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여야,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에 '아빠찬스', '남편찬스'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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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여야가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딸 부동산 편법 증여', '배우자 운전기사 채용' 등 가족 관련 의혹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특히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도 대통령이 지명한 오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파고들어 눈길을 끌었다. 오 후보자는 '편법 증여'에 대해서는 "절세" 목적으로 한 일이라고 인정했고, '운전기사 채용'에 대해서는 배우자가 "한 사람 분의 직무"를 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많은 언론, 국민들께서 후보자의 '아빠찬스', '남편찬스'에 대해 굉장히 큰 분노를 하고 계신다"며 "일단 배우자 명의로 돼 있던 땅을 딸에게 매매한 과정에 대해 묻겠다. 아버지가 딸한테 돈을 빌려주고 딸은 그 돈을 갖고 엄마 땅을 샀다. 왜 이렇게 이상한 거래를 하나? 딸한테 어머니 명의로 된 땅을 증여하면 되지 않나?"라고 따져물었다.

오 후보자는 "딸 부동산 취득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6억 정도로 평가한 그 삼성동 주택에 대해 제3자한테 매매를 했는데 가계약 상태에서 파기되는 급박한 상태가 벌어졌고, 2020년 9월 초 관리처분계획이 나서 사실상 매매가 불가능한 상황이 있었다.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 딸에게 매매가 이뤄졌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에 "아니, 그게 왜 급박한 상황인가? 꼭 그걸 매매해야 되나? 갖고 있으면 되지 않나? 다른 사람한테 팔아야지 가족한테 팔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지적하며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하고 국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하시라"고 질타했다. 이어 "아빠 돈을 빌려 엄마 땅을 사는 이상한 거래를 한 이유가 증여세를 절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맞나?"라고 재차 물었다.

오 후보자는 "여러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거래로 세무사가 그렇게 자문을 해 따랐다"고 시인했다.

박 의원은 "합리적인 거래가 아니라 세무사가 이렇게 하면 절세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며 "솔직하게 국민들께 이야기하고 양해를 구해야지 세무사가 합리적인 방법으로 충고를 해 그랬다고 하면 국민들께서 납득하시겠나?"라고 꼬집었다.

오 후보자는 "절세가 이뤄진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점에 대해 사죄하는 바"라고 했다.

박 의원은 오 후보자가 법무법인 근무 시절 배우자를 운전기사 등으로 채용해 법인으로부터 5년 간 2억 원가량의 급여를 받은 일에 대해서도 "후보자가 자료를 내지 않고 있다. 반드시 내야 한다"며 "만약 근무하지 않았는데 근무한 것처럼 법무법인을 속여 급여를 받았다면 사기죄"라고 쏘아붙였다.

오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에 관해 굉장히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배우자가) 한 사람 분의 직무를 수행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도 '딸 부동산 편법 증여'와 관련 "탈법과 적법의 경계를 오락가락한 것으로 상당히 좀 유능하신 것 같다"며 "각종 세무위원회 활동도 많이 하셨다. 모든 지식을 동원해 가족 재산 증식, 절세에 활용한 것 아닌가 이런 의혹을 국민들이 갖기에 충분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부동산 증여 당시 딸의 나이와 실거주 여부를 캐물으며 "입증할 관련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압박했다.

오 후보자는 당시 딸이 "대학교 2학년"이었다며 "그 건물을 매수하면서 전입해 1년 동안 살다 전출했다"고 답변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오 후보자의 가족 관련 의혹을 언급한 뒤 "법에 대한 접근이 상당히 기술적이고 불법과 탈법 그 어중간한 지점에 있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자는 "가족과 관련해, 부동산과 관련해 적절하게 처신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배우자 운전기사 채용'과 관련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혹자는 후보자의 월급이 높아지자 세율을 낮추기 위해 배우자에게 본인이 받을 월급을 나눠 지급한 것 아니냐 혹은 경력이 없는 사람을 배우자라는 이유로 채용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오 후보자가 지금까지 제대로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채용 당시 채용 공고도 없다. 배우자의 이력서도 없다. 출퇴근 기록도 없다"며 "실제 (배우자가) 운전직을 수행했는지 입증하기 위해 후보자의 운전면허 운행 일지, 운전면처 최초 취득일 이런 것들을 다 요구했지만 개인정보라면서 제출하지 못한다고 답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딸 부동산 편법 증여'와 관련 "따님이 결국 세대분리까지 하면서 취득세를 감면했다. 자녀가 경제적으로 독립하려면 월급이 있어야 된다. 그 월급 어디서 나왔나?"라며 세대분리 날짜와 오 후보자의 딸이 오 후보 사법연수원 동기 등이 재직한 법무법인에서 채용공고 없이 사무보조 일을 시작한 날짜가 "2020년 8월 19일"로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게 편법 아니고 무엇인가? 인정하겠나?라고 물었다.

오 후보자는 "편법이라는 용어를 써야 되는지는 주저하게…(된다)"며 "자녀 관련해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기 위해 제가 아르바이트를 부탁한 부분에 대해, 그리고 위원님께서 지적한 부분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 부분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 자녀의 취업과 관련해 '아빠찬스'로 보이는 부분에 대해, 자녀가 거기에서 열심히 근무한 것은 맞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여야는 이날 오 후보자를 사이에 두고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에 대한 공방도 벌였다.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공수처가 (채상병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냐, 하지 않냐 하는 점은 정말 필요할 때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직접 할 것이냐, 필요한 일이 있을 때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과감하고 신속하게 할 것이냐가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결국 특검으로 갈 것이고 공수처의 존재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해병대원 순직 사건을 공수처가 수사하고 있고 아직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고, 오 후보자께서는 필요하다면 대통령 소환조사와 대통령실 압수수색까지 하겠다는 의지와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의지를 밝히고 있다"며 "그렇다면 이 사건에 특검이 왜 필요한가"라고 했다.

오 후보자는 채상병 특검과 관련해서는 "입법부에서 현명하게 결정하실 것"이라며 "공수처장이 되면, 입법부의 결정이 무엇이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프레시안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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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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