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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이슈 G7 정상회담

“라파 침공 반대” 미국 뺀 G7 등 13개국, 이스라엘에 서한… 한국도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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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언론 “이스라엘 외무장관에게 보내는 형식”
사실상 항의… 가자 인도주의 위기 완화도 촉구
이 국방 “라파에 병력 추가 투입”... 강행할 태세
한국일보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16일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사법재판소 앞에서 이스라엘의 라파 침공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헤이그=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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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중 미국을 제외한 6개국 등 13개 나라가 가자지구 라파에서의 전면적 군사작전에 반대한다는 서한을 이스라엘에 보냈다고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파 침공을 강행하려는 이스라엘에 사실상 항의를 표출한 것으로, 한국도 여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Z에 따르면 이번 서한은 13개국 외무장관이 지난 15일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에게 발송하는 형식으로 작성됐다.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는 가자 주민들의 마지막 피란처라는 점에서, 대규모 민간인 희생을 막으려면 이스라엘군이 진격해선 안 된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스라엘군의 대피령 발령 전까지 라파에 거주하던 주민은 최대 140만 명에 달했지만, 지금까지 이곳을 떠난 사람은 50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에는 G7 가운데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이 서명했고, 미국만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한국과 호주,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 뉴질랜드, 스웨덴도 참여했다. 해당 국가들은 우선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강조하고, 가자 전쟁 발발 원인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본토 기습(지난해 10월 7일)을 규탄했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 정부를 향해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가자지구로 향하는 육로를 개방하고, 구호 물자의 항공·해상 운송을 허용하라고도 촉구했다. 현재 이스라엘군이 취하고 있는 봉쇄 조치가 인도적 관점에서 부당한 처사라고 지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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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중심부를 15일 촬영한 위성 사진. 이스라엘군의 대피령 발령 이후 난민촌의 제거 흔적이 보이고 있다. 막사 테크놀로지 제공·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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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13개국 외무장관들은 ‘하마스 연계 의혹’이 제기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를 포함해 각종 구호 단체가 가자 주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전력·통신망 복구, 폭발물·불발탄 제거 등도 함께 요구했다.

이번 서한은 지난달 G7 외무장관 회의에서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이 제안했고, G7 의장국인 이탈리아가 문안을 조율했다. 미국은 서명하지 않았으나, 이미 동일한 요구를 이스라엘에 공개적으로 제안했다고 SZ는 전했다. 이스라엘과의 동맹 관계를 고려해 서한에서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라파 진격을 포기하지 않을 태세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6일 “해당 지역(라파)에 병력이 추가 투입돼 군사작전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이번 작전은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CNN방송도 “위성 이미지 분석 결과, 지난 9일 이후 라파 동부 지역에서 건물들이 잇따라 철거되는 등 이스라엘군이 라파 중심부 진입로를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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