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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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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기대에 '에브리웨어 랠리'… 주요 14개국 증시 최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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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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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 주요 20개국 중 무려 14곳에서 증시가 역대 최고점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예상을 뛰어넘는 경제 호조가 주요국 증시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증시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18일(현지시간) 미국을 포함해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덴마크, 스위스, 네덜란드, 캐나다, 인도, 호주, 브라질, 대만 등 14곳에서 최근 자국 증시가 고점을 경신했거나 고점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전 세계 증시 규모 기준 톱 20곳 중 70%가 최고점 랠리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증시의 경우 지난주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역대 고점을 갈아치웠다. 다우지수는 지난 17일 사상 처음으로 4만선을 돌파했다. S&P500지수는 올해에만 최고점을 24번 경신했다. 500대 기업 시가총액은 지난해 10월 이후 무려 12조달러나 불어났다. 나스닥지수는 연초 대비 11.16% 급등했다.

일본 증시 상승률은 미국보다 더 컸다.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전년 대비 28% 오른 데 이어 올해도 연초 대비 16% 올랐다. 일본은 엔화 약세, 마이너스 금리 종료, 주주 이익 확대 등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게 주효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 랠리의 원인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견조한 경제 성장 △예상을 웃도는 기업 실적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아울러 리스크가 거의 없는 머니마켓펀드(MMF)에 무려 6조달러가 몰려 있는 풍부한 시중 투자자금도 증시를 끌어올리는 배경이다. 인공지능(AI) 열풍을 기반으로 엔비디아 등 기술주가 상승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미국 주식의 경우 기술주 쏠림 현상이 완화되면서 다양한 종목들이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데이브 메이저 라운드힐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는 "기술주 랠리가 전체 시장을 고점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더 이상 기술주만 랠리를 견인하는 건 아니다"면서 "작년에는 기술주 중심이었지만 올해는 더 이상 아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 성향도 강화됐다. 전 세계 증시가 지난 4월 하락세를 보였지만 저가 매수 세력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P500지수는 최근 311일 동안 2%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이는 2017~2018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간이다.

어닝 서프라이즈는 유럽에서 두드러졌다. 조지 데바 BNP파리바 전략가는 "유럽 기업들 중 4분의 3이 실적 발표 결과, 영업마진이 개선되면서 전망치를 충족시키거나 초과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일제히 미래 실적 전망과 주가 목표 상향 조정에 나섰다. 유럽 대표 증시지수인 유로스톡스600은 지난 6개월 중 5개월 동안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유럽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유럽 증시는 일부 주식에 상승세가 집중됐으나 올해 2월부터는 확대됐다. 유로스톡스600의 상승은 노보노르디스크를 포함한 16개 종목이 50% 이상을 차지한다.

글로벌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도 증시 랠리를 견인했다. 올해 금과 구리 가격이 여러 차례 최고점을 찍자 캐나다 대표 증시지수인 S&P/TSX 역시 고점을 갈아치웠다. 캐나다 증시 시총에서 에너지·원자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분의 1에 달한다.

질리언 울프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귀금속 가격이 몇십 년 만에 고점을 기록하면서 캐나다 증시가 탄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7일 뉴욕시장에서는 6월 인도분 금 선물이 1.3% 오른 온스당 2417.4달러로 마감해 역대 고점(2448.8달러)을 경신할 분위기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살만 마흐메드 피델리티인터내셔널 자산배분 총괄은 "거시경제 차원에서 적신호가 없다"면서 "경기 순환 차원에서도 경제가 강하고 랠리가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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