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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우크라 하르키우 1만명 긴급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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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대공세… “전쟁 전환점 될듯”

조선일보

러시아의 포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외곽의 한 마을. 하르키우 주당국은 17일 러시아 접경 하르키우 지역 주민 9900여명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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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부터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격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의 전황이 악화하면서 이번 전쟁이 또 한 번의 고비를 맞이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지역에서 민간인을 대거 소개(疏開)하며 방어전에 본격 돌입했고, 러시아는 하르키우 전선 전역에 연일 수백 차례의 포격을 가하며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붙이는 중이다. 하르키우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이자 최대 공업도시로, 2022년 2월 개전 직후 러시아군에 점령됐다가 그해 가을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간신히 수복된 곳이다.

키이우포스트 등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19일 “러시아군 선봉 부대가 하르키우시(市) 인근 약 10~12㎞ 지점까지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군사 매체들도 “쌍안경으로 하르키우시 외곽을 직접 관측할 수 있는 거리까지 진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 포병이 하르키우 시내를 직접 포격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도 “러시아의 공격으로 전투 지역이 70㎞가량 확대됐다”며 이와 같은 분석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난 일주일간 점령한 영토는 약 278㎢에 달한다.

조선일보

그래픽=김하경


러시아는 공세의 고삐를 계속 조이고 있다. 하르키우주(州) 군사행정부는 “러시아군이 국경 전체를 따라 하루 200~400차례의 포격을 계속 퍼붓고 있다”며 “러시아군의 추가 공세에 대한 방어 준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에 점령된 것으로 알려진 12개 마을을 비롯, 전선 인근 수십 개 마을에 모두 대피령을 내려 총 9900여 명의 민간인이 대피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기 전까지 최대한 전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하르키우가 러시아 손에 넘어간다면 이번 전쟁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일단 “하르키우시는 목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17일 중국 방문 중 기자회견에서 “하르키우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접경지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며 “우크라이나 동부에 ‘완충지대’를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와 AP 등 주요 외신도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하르키우를 직접 공격하기에는 러시아군 병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일부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들은 그러나 “러시아의 기만 작전일 수 있다”며 “일단 충분한 공간을 확보한 뒤 병력을 보강해 조만간 하르키우 공세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18일 “상황이 통제되고 있지만 안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러시아군은 하르키우시 점령이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이 방면 어딘가에서 약점을 포착하면 계속 밀고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의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제공권 획득이 중요하다”며 “최소 120~130대의 현대식 항공 전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앞서 1일 “이번 달부터 유럽 국가들이 제공한 F-16 전투기가 우크라이나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우선 덴마크가 제공한 19대가 배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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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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