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은 5천여 군사시설 중 절반 잃어…UN "추가 잔혹행위 우려"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단체 |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미얀마 군사정권을 상대로 거세게 공세를 펼치고 있는 반군이 서부 거점도시를 추가로 장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소수민족 로힝야족 마을이 불타는 등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단체 아라칸군(AA) 대변인인 카잉 뚜 카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어제 (서부 라카인주) 부띠다웅의 모든 (군사) 기지를 점령했고 도시도 장악했다"고 말했다.
AA는 자체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서도 "점령 대상에는 군 전략 사령부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얀마군은 반군 공세에 밀려 초소, 군 기지, 사령부 등 약 5천280개 군 시설 가운데 절반에 대한 통제를 상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군은 이미 북부와 동부 등에서도 여러 지역을 장악한 상태다.
부띠다웅은 방글라데시와 접한 서부 라카인주의 주도 시트웨에서 북쪽으로 약 90㎞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국경 거점도시다.
이런 가운데 AA가 부띠다웅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로힝야족이 피해를 봤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부띠다웅 인구는 약 5만5천명으로 이 가운데 90% 이상이 로힝야족이다.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으로 오래전부터 탄압받았다. 특히 2017년 미얀마 군 소탕 작전 등을 피해 약 75만명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했지만, 아직 많은 수가 미얀마에 남은 상태다.
인권단체 '자유 로힝야 연합'의 공동 설립자인 나이 산 르윈은 로이터통신에 ""AA군이 마을로 진입해 사람들을 쫓아내고 집에 불을 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A 측은 부띠다웅 공격 과정에서 로힝야족 주민을 겨냥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유엔(UN)은 우려를 드러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부띠다웅에서 폭력, 건물 파괴와 함께 난민 수만 명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매우 걱정스럽다"며 추가 잔혹행위 가능성을 경고했다.
UN측은 이달 초 성명을 통해서도 미얀마 국내 난민 수가 300만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미얀마 전체 인구 약 5천400만명 가운데 약 5.6%가 난민인 셈이다.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한 2020년 11월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후 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으로 구성된 '형제 동맹'이 지난해 10월 27일 북동부 샨주에서 합동 공격을 시작하면서 내전이 격화했고 미얀마인 다수가 삶의 터전을 잃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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