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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외관은 리조트인데 내부는 ‘5성급’이네…제주 해비치, 어떻게 달라졌나보니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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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20주년 전면 개보수
투자비용 720억 투입
5월29일 재개장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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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치 리조트 제주가 약 10개월간 개보수 공사를 마치고 오는 29일 다시 문을 연다. 20일 리모델링을 마친 해비치 리조트 전경.[사진=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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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휴양지의 리조트하면 과거부터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 손자, 손녀까지 6명 이상 대가족이 한 데 모여 집에서 싸온 음식으로 ‘숙식’을 해결하는 모습이다. 큰 방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침대에 어른이 눕고, 아이들은 이불을 깔고 바닥에서 자는 것. 호텔과 달리 리조트가 여행객들에게 ‘가성비’ 숙소로 여겨지는 것도 이런 이미지가 한 몫을 차지한다.

이제 리조트가 변화를 꾀하고 있다. 5성급 호텔과 비교하면 숙박비는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서비스는 호텔에 못지 않는 프리미엄 리조트가 생겨나는 것이다.

제주 동남부 해안가에 위치한 ‘해비치 리조트 제주’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7월 개관 20주년을 맞아 전면 개보수에 돌입한 이곳은 약 10개월 만인 5월29일 다시 손님맞이에 나선다.

가오픈 기간인 20일 해비치 리조트 제주를 찾았다. 새로 문을 여는 해비치 리조트 제주는 건물 뼈대를 제외하고 안팎을 완전히 바꿨다고 한다. 리뉴얼 공사에만 720억원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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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치 리조트 제주의 클래식 스위트 오션뷰 침실 모습.[사진=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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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가지 타입의 스위트 객실 총 215개와 레스토랑 3개, 라운지, 야외 수영장 등 모든 곳을 새롭게 조성했다.

이곳은 리조트에 머무는 그 자체로 휴식이 될 수 있도록 ‘스테이케이션 리조트’를 표방했다. 스테이케이션이란 ‘Stay(머물다)’와 ‘Vacation(휴가)’의 합성어로, 호텔에서 즐기는 바캉스의 줄임말인 ‘호캉스’에 대적하는 표현이다.

새로 꾸며진 리조트는 가성비 숙소라는 선입견을 탈피하기 위해 작심한 듯 보였다. 외관은 호텔이지만 새로 뜯어고친 내부는 ‘5성급’ 호텔을 방불케했다.

내부 인테리어도 고급화했다. 객실 안의 가구와 소품은 이재하, 조병주 등 주목받는 국내 가구 디자이너에 의뢰해 해비치 만을 위한 맞춤 가구를 제작했다. 콘크리트로 조성돼 투박한 테라스 외벽도 전면 통유리로 교체해 탁 트인 뷰를 느낄 수 있도록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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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치 리조트 제주의 클래식 스위트룸 주방 공간.[사진=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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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모든 객실은 주방 공간을 최소화했다. 기존에 비치했던 식기, 주방도구도 모두 없앴다. 집에서 싸온 음식을 객실에서 조리하는 옛 리조트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전략이다. 단, 인덕션이 설치돼있어 밀키트를 데우는 등 간단한 조리는 가능하다.

주방 공간을 줄이는 대신 거실과 침실 공간을 확대, 분리하면서 특급 호텔 스위트급으로 업그레이드했다.

객실의 사용 인원 기준도 4인에서 2인으로 변경했다. 한 방의 수용 인원을 줄이는 대신 공간을 더 넓게 사용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리조트 ‘고급화’ 전략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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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치 리조트 제주 ‘모루 라운지’.[사진=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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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은 ‘모루 라운지’로 탈바꿈했다. 중간급인 마스터 스위트 이상 객실에 머무는 고객들은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익스프레스 체크인·체크아웃 서비스를 제공하며, 조식과 간단한 점식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쿠키와 차, 저녁 시간에는 무제한 주류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리조트 안에서 다양한 미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음식점도 추가했다. 제주산 식재료와 제철 해산물들을 활용한 스시 오마카세와 정통 관서식 스키야키를 제공하는 ‘메르&테르’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가격은 디너 기준 1인당 메르는 23만원, 테르는 18만원이다.

또 기존의 라운지 카페였던 ‘이디’는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변신했다. 한식 음식점 ‘하노루’는 육류뿐 아니라 다양한 한식 반상 메뉴도 추가해 새롭게 선보인다.

투숙객들에게는 ‘웰니스 프로그램’이라는 특전도 주어진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는 서귀포시 표선면 해안가를 달리는 ‘선라이즈 런’과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바이크 라이딩’ 계절에 따라 숲길이나 오름을 걷는 ‘포레스트 트레킹’, 일몰에 즐기는 ‘선셋 요가’ 등 총 6가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모든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만 하면 투숙객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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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치 리조트 제주 웰니스 프로그램 ‘포레스트 트레킹’을 통해 걷는 삼나무 숲길.[사진=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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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가격은 조식 포함 클래식 스위트 오션뷰 기준 30만원 중반대, 마스터 스위트 객실 기준 40~50만원대로 책정됐다.

올해는 리조트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객실 단가를 약 30% 상향 조정했다. 사전 예약을 받은 결과 리조트 예약률이 약 40%를 채워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라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

프라임 오피스 빌딩 위탁 운영 사업도 확대한다. 현재 센트로폴리스, 그랜드센트럴 빌딩의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연내에 위탁 운영 사업장 3곳이 추가될 예정이다.

김민수 대표이사는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는 “소가족, 핵가족 위주의 여행객들이 많아진 사회적 트렌드를 반영해 리조트 객실 구조를 크게 바꿨다”며 “제주도 동쪽을 발견하는 중심지로서 베이스 캠프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그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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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치 리조트 제주의 야외 수영장. 사계절 온수풀로 운영된다.[사진=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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