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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출범 2주년 롯데바이오…'미중갈등' 도약 기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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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홍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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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바이오로직스가 롯데지주, 인천광역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함께 국내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의 조속한 건립을 위한 4자간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사진=메가 플랜트 예상 조감도.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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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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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올해 출범 2주년을 맞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미중(美中) 갈등 심화 상황에서 위탁개발생산(CDMO) 수혜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6월 공식 출범한 롯데바이오는 안정적인 실적을 내며 시장 안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작년 1분기 매출액 207억원, 순이익 320억원을 시작으로 매분기 실적이 발생했고, 이를 기반으로 작년 한 해 동안 총 2286억원의 매출과 56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기조는 올해도 이어져 지난 1분기 매출액 883억원, 순이익 72억원을 냈다.

이는 롯데바이오가 인수한 미국 시러큐스 공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회사는 출범과 동시에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로부터 생산공장을 인수하며 CDMO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BMS가 생산 중이던 제품들의 위탁생산(CMO)을 롯데바이오가 맡게 되면서 회사는 시장 진입과 동시에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시러큐스 사이트는 인수 당시 맺은 계약 물량 이외에도 BMS사의 추가 생산 의뢰가 있어 올해까지 생산 계획이 차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 1분기 매출은 시러큐스 공장의 기존 생산 물량 추가 수주에 따른 것"이라며 "수익 측면에서는 염가매수차익 부분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작년과 차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가 생산시설 부재로 사업 확장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CMO 및 CDMO 사업은 캐파(생산규모)가 곧 매출로 이어지는데, 시러큐스 공장의 캐파는 총 4만 리터에 불과하다. 국내 CDMO 선두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60만4000L)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생산시설이 없다보니 신규 고객사 확보도 쉽지 않다. 현재 시러큐스에서 나오고 있는 매출은 회사가 BMS의 CDMO 계약을 승계하면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해당 계약 만료 후에도 계속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선 신규 고객사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중갈등 심화로 국내 CDMO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거란 장밋빛 전망이 나오면서 롯데바이오가 수주 기회를 따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앞서 미국 하원 상임위원회는 지난 15일(현지 시각)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겨냥한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에는 글로벌 CDMO 기업인 우시앱텍과 관계사 우시바이오로직스가 포함됐는데, 최종적으로 법안 제정이 이뤄지면 이들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 퇴출된다. 현재 미국 바이오기업 약 80%가 중국 CDMO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국내 기업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미중갈등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지목하고 있다. 압도적 생산능력과 그간 쌓아온 트랙 레코드(운영실적), 빅파마 네트워크 등이 글로벌 시장의 니즈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롯데바이오도 생산시설 확장에 속도를 내며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3월 인천 송도에 항체의약품 생산시설 착공을 시작했다. 당초 지난해 말 첫 착공을 목표로 했으나 부지 매입시기가 밀려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

하지만 회사는 앞서 제시한 2025년 하반기 말 준공, 2026년 하반기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승인, 2027년 상업 생산 목표를 그대로 이행하고, 오는 2030년까지 총 3개의 바이오 플랜트를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지어지고 있는 1공장은 12만 리터 생산 규모로, 총 8개의 1만5000리터 바이오리액터(세포 배양기)가 구비된다. 고역가(High-Titer) 의약품 생산을 위한 3000리터 바이오리액터도 구성한다. 소규모의 바이오리액터로 고역가 의약품을 생산함과 동시에 가격 효율성 또한 높이고자 하는 잠재 고객사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회사는 최근 차세대 약물로 주목 받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역량 내재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우선 회사는 시러큐스 공장에 8000만 달러를 투자해 ADC 생산시설을 구축 중이다. 올 하반기 완공, 내년 본격 생산 돌입이 목표다.

ADC 설비를 갖춘 이후에는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부터 상업 생산까지 ADC 밸류 체인 전반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작년 4월 ADC 플랫폼 전문 기업 '피노바이오'와 전략적 업무 파트너십을 체결, ADC 파이프라인의 항체 및 ADC 생산 우선 공급자 요건을 확보했다.

작년 7월에는 ADC 기술 플랫폼 내재화를 위해 국내 바이오 벤처 '카나프테라퓨틱스'와의 공동 개발을 발표했고, 최근 미국의 비임상·임상 계약 연구기관(CRO) 전문 업체인 'NJ BIO(이하 NJ바이오)'와 원스톱 ADC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와 함께 롯데바이오는 글로벌 네트워트 확보를 위한 행보도 이어간다.

CDMO 분야는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꾸준한 수주 계약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기 때문에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이 필수적이다. 이원직 대표가 지난 2022년부터 바이오USA(BIO International Convention), CPhI(세계제약산업전시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등 글로벌 행사에 직접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회사는 오는 6월 2~9일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바이오 전시회인 '바이오USA'에 3년 연속 단독 부스를 연다. 아울러 프라이빗 미팅룸을 통해 국내외 주요 글로벌 제약사와 중소형 바이오텍 등 다양한 기업과 CDMO 관련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내년 가동을 목표로 증설 중인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 ADC 시설과 지난 3월 착공에 돌입한 송도 바이오 캠퍼스의 청사진을 통해 대규모 항체 의약품부터 ADC 생산까지 잠재 고객사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송도에 위치한 롯데바이오 생산시설이 이제 막 착공에 들어갔고 시러큐스 ADC 시설도 아직 짓고 있기 때문에 추가 성과를 내기엔 시간이 필요할 수 있겠다"면서도 "공장이 지어지고 (미중갈등 여파가) 맞물린다면 수혜를 입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까지 매년 바이오USA에 전시부스를 설치하고 홍보를 진행한 우시그룹(우시앱텍·우시바이오)는 올해 행사에 불참한다. 이는 최근 미국의 생물보안법 추진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유수인 기자 s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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