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지난 3월 말 현재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13조5000억원에 달한다. 가스공사 회계에만 특수하게 적용되는 미수금은 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영업 손실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가스공사가 장기간 원가보다 싸게 가스를 판매해온 탓이다. 가스공사는 손해 보고 판 규모만큼 미수금으로 쌓고 있다.
이 상태가 이어지다간 올 연말 미수금이 14조원을 돌파한다는 게 최 사장의 관측이다. 미수금 증가에 따라 이자 비용이 증가하면 그대로 가스 요금 인상 압력으로 더해진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자비용은 1조7000억원 수준으로 매일 47억원가량이다. 시간이 갈수록 국민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다. 최 사장은 “국제 신인도가 추락해 자금 조달 금리가 오르고 천연가스 물량 조달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최대한 빨리 가스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초점은 얼마나 올리는지에 맞춰진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 이후 가스요금은 총 43%가량 오르긴 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만일 앞으로 1년 안에 미수금을 완전히 해소하려면 가스요금을 현재의 2배 넘게 올려야 해 부담이 크다. 최 사장은 “단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도 단계적인 가스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본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7일 “전기·가스 요금 정상화(인상)는 반드시 해야 하고 시급하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월 “올해 상반기 공공요금을 동결 기조로 가져가겠다”고 한 만큼 만약 올해 가스요금을 올린다면 7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가스공사 안팎에선 이전 정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크다. 원료비 급등에 따라 가스 요금 인상요인이 발생했는데도 무리하게 요금을 동결해온 탓에 현 정부 들어 요금 인상 압력이 크게 늘었다는 지적이다. 현재(4월 기준) 한국의 가스요금(23.5원/MJ)은 EU(41.8원/MJ)이나 독일(42.5원/MJ), 영국(34.1원/MJ)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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