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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전세사기 대안 '민간임대사업'에 공급·수요자 모두 불만···"적극적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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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울 강북구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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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가 지속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최근 정부가 안정적 거주를 위해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을 전세의 대안으로 낙점했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가 큰 혜택이 없는 민간임대주택을 반기지 않고 있어 시장이 확대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의 미적지근한 반응에 건설사도 민간임대사업에 손을 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 크게 원하지 않는 시장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 큰 인센티브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24년 제1차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 민간사업자 공모' 재공고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사업신청확약서 제출을 마감했으며, 다음달 21일까지 사업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아직 재공모가 한창 진행 중이나 LH 안팎에서는 건설사의 참여가 시원치 않다는 후문이 들린다. 이는 해당 사업이 지난 2020~2021년 이미 공모를 마쳤으나 우선협상대상자가 지난해 사업권을 반납해 재공모가 진행 중인 것과 연관이 깊다.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들은 최근 3년 동안 폭등한 건설공사비를 고려했을 때 준공하더라도 손해가 난다는 이유로 사업권을 포기했는데, 이 같은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LH도 이번 재공모에서는 물가 변동에 따른 사업비 기준을 조정키로 했다. 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하는 건설공사비지수를 살펴 해당월의 지수 상승폭이 최근 10년 동안 월별 변동률 평균보다 더 클 경우 사업비 기준을 상향 조정해 일방적으로 건설사가 손해보는 일을 방지하겠다는 구조다.

그러나 결국 전체 사업비가 민간임대사업으로 얻는 사업수익금을 초과할 경우 민간사업자(건설사)가 이를 정산해야 하는 의무가 유지됐다. 이에 치솟은 공사비 이상으로 사업수익금을 예상하기 어려운 비선호 지역 민간임대사업의 경우 건설사 등이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해야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사업수익금을 늘리기는 어려운 구조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사업의 사업수익률은 공모지침서 상 명시된 토지대금을 비롯해 매매가, 전세환산가, 전월세 전환율 등 시세를 고려해 판단한다. 그러나 해당 시세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정체돼 사업수익금을 늘리기가 어려워졌다.

아울러 건설사 등이 민간임대사업에 조심스레 접근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크지 않다는 진단 때문이다. 이는 정부의 정책 방향 탓에 의무 임대기간(통상 10년) 종료 후 분양 전환 여부가 아직 불투명한 것과 관련이 깊다.

현재 국토부에서는 전세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하기 위해 장기간 민간임대주택에서 거주한 소비자가 새로운 소비자로 교체되는 방향을 원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상당수 소비자는 분양 전환이 약속되지 않는다면 민간임대주택을 크게 선호하지 않고 있다. 현재 소수 민간임대사업에서도 일부 입지가 좋거나 분양 전환을 약속하고 흥행하는 곳이 있으나 그렇지 못한 상당수 사업에서 미달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과 건설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상당한 인센티브를 부여하지 않고서는 민간임대사업이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분양 전환 등 수요자에게 매력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치솟는 공사비에 사업하기 어려운 공급자를 위해서도 부담을 경감해줄 필요가 있다는 시각에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 전환이나 공사비 부담을 해소할만한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없다면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시장을 떠나 전세 수요를 대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윤동 기자 dong0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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