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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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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자립' 첫발…6G 시대도 앞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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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원웹 위성망을 활용한 한화시스템 ′저궤도 위성통신 네트워크′ 가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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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글로벌 저궤도 위성 시장 적기 진입을 위한 막차를 타는데 성공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개발사업이 예비타당성 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핵심기술 자립화와 글로벌 공급망 진출 교두보가 마련됐다. 6세대(6G) 이동통신 표준과 연계해 우주시대에도 통신강국 위상을 이어나갈 기반을 확보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한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사업'이 예타를 통과했다. 2021년과 2022년 두 번 고배를 마신 뒤 삼수 끝에 거둔 결실이다.

내년부터 2030년까지 6년간 위성통신 기술 경쟁력 강화에 3200억원을 투입한다. 저궤도 위성(LEO) 2기를 발사하고 통신탑재체·지상국·단말국까지 포함된 저궤도 위성통신 시범망을 구축한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독자기술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위성 부품·단말·장비 분야 공급망 진출을 지원한다.

당초 4797억원 예산 확보를 노렸지만 예타 본심사 과정에서 시제기 성격의 시험위성 1기를 발사하지 않고, 지상서 기술검증 후 2030년 상용위성 2기만 발사하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됨에 따라 예산이 축소됐다. 위성 본체와 발사비에 약 1000억원, 탑재체에 약 800억원, 지상국·단말국, 시스템 구축 등에 나머지 14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저궤도(고도 300~1500㎞) 위성통신은 6G 시대 지상·위성 통합망 구현의 핵심이다. 지상망 한계를 넘어 해상, 공중까지 통신 서비스 공간을 확대할 수 있는 비지상통신망(NTN)으로 주목받는다. 군(軍)과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운항선박, 항공기 등이 위성통신 핵심 수요처다.

스타링크, 원웹 등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운 글로벌 기업의 시장 선점 속에 국내 기업은 기술 부족과 우주 검증이력 부재로 시장 진입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 예타가 위성통신 표준에 대응한 핵심기술 자립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에 확보한 예산으로 통신탑재체, 지상국, 단말국 분야에서 11개 핵심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탑재체에서는 사용자 링크용 다중빔 위상배열 안테나와 송수신 빔형성 장치, 디지털 신호처리 장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등 4가지 핵심기술을 개발한다.

지상국, 단말국에서는 모뎀과 셋톱박스형 안테나 개발에 중점을 뒀다. 인텔리안테크의 평판 안테나 등 국제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의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한다. 위성탑재용 및 지상 단말용 핵심 반도체 집적회로도 국산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사업은 전세계 위성통신 커버리지를 갖춘 스타링크와는 성격이 다르다. 거대한 군집 위성망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보다는 관련 기술을 개발·검증할 수 있는 실증 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한다.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 핵심 부품 자립화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역량을 확보하는데 중점을 뒀다.

국내 저궤도 위성통신 시범망도 스타링크, 원웹이 사용 중인 Ku밴드(12~18㎓) 주파수 대역이 아닌 Ka밴드(26.5~40㎓) 대역을 타깃으로 한다. 이 대역은 현재 정지궤도 위성과 아마존 카이퍼가 활용하는 대역이다.

장동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사는 “Ku 대역은 이미 기술 성숙도가 높고 주파수가 포화된 상태라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면서 “Ka 대역은 대역폭에 여유가 있고 향후 저궤도 위성통신 표준에 포함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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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시범망) 구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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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G 표준이 2027년 이후 완성되면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도 현재의 비표준 방식에서 벗어나 2030년대부터 표준 기반으로 본격 개화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 개발과 위성 발사까지 통상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이 국내 기업이 6G 표준 기반의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 진입을 준비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업으로 저궤도 위성통신 기반 기술을 확보하게 되면 2030년까지 위성통신 영역에서 수출 30억달러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진다. 저궤도 위성의 경우 교체주기가 3~5년으로 스타링크, 원웹 등이 보유한 수천개 위성 성능 업그레이드시 국내 기업 부품과 시스템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과기정통부는 예타 수행기관과 참여기관을 조만간 확정하고 내년부터 곧바로 기술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번 예타가 5월에 통과됨에 따라 8월 마감되는 내년도 기획재정부 정부 예산에도 반영이 가능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국회 예산 신청 과정에서 추가 예산 증액 필요성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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