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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씀씀이 줄자… '실적 악화' 美대형슈퍼마켓들 줄줄이 가격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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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깃, 소매품 5000개 가격 내려
월마트도 700개 품목 할인행사
소매업종에 가격인하 확산 예고


세계 최대 소매체인 월마트, 타깃 등 미국 대형 슈퍼마켓들이 줄줄이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3년에 걸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고공행진 속에 저소득층의 씀씀이가 줄어들자 박리다매에 나선 것이다.

월마트에 이은 미 2위 소매체인 타깃은 올여름 우유부터 종이수건에 이르기까지 5000개 품목 가격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월마트도 16일(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하면서 식료품 상당수 가격을 내렸다고 밝혔다.

■ 기대 이하 실적

미 전역에 2000개 가까운 대형 슈퍼마킷을 운영하는 타깃은 22일 실적 발표에서 1분기 동일점포 매출이 3.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동일점포 매출은 소매업체 실적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1년 이상 운영한 점포의 매출을 비교하는 지표다.

타깃은 소비자들의 소비 금액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품목까지 줄었다고 설명했다.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매출은 1년 전보다 3.1% 줄어든 245억달러, 조정치를 감안한 주당순익(EPS)은 2.03달러로 애널리스트들 전망치 2.06달러를 밑돌았다. EPS는 1년 전 2.05달러에 비해 1% 적었다. 그 여파로 타깃 주가는 이날 7% 넘게 급락했다.

■ 7000 품목 가격 인하

월마트도 최근 이례적으로 대대적인 규모의 판매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달 식료품 할인 품목 규모가 지난해 4월에 비해 45% 증가했다.

월마트 미국 담당 CEO인 존 퍼너는 현재 월마트 미국 소매점에서 할인 행사를 하는 품목 수는 7000개에 육박한다면서 가격 할인을 통해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월마트는 미국 내 매장이 5200여 곳으로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1분기 매출이 3.8%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월마트 매출이 증가한 배경은 연 소득 10만달러 이상 고소득층이 월마트 주요 고객으로 등장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덕이었다. 월마트의 전통적인 기반인 저소득층은 소비를 줄였다.

■ 가격 인하 확산 예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텔시 어드바이저리그룹 애널리스트 조 펠드먼은 월마트와 타깃이 경쟁적으로 가격 인하에 나섬에 따라 소매 업종 전반에 가격 인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했다.

각종 건축 자재부터 장비에 이르기까지 주택 개량 제품들을 판매하는 하드웨어 소매체인 로우스는 21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동일점포 판매가 4.1%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미 대표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 역시 같은 날 실적 발표에서 동일점포 매출이 1.2% 줄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수요 둔화, 이에 따른 소매 업체들의 실적 악화와 가격 인하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좀체 꺾이지 않던 인플레이션이 이제 하강할 것임을 예고하는 상징으로 해석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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