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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살림살이 더 팍팍해졌다… 가계 실질소득 7년만에 최대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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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1분기 가계동향조사
가구당 월평균 소득 512만원
고물가로 실질소득 1.6% 줄어
이자비용 11% 늘어 역대 최대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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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득이 3개 분기 연속 개선됐다. 가계지출 또한 늘었다. 하지만 물가상승을 반영한 실질 가계소득은 되레 감소했다. 실질 가계소비지출도 0%에 그쳤다. 이자비용은 11% 가량 증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3일 통계청이 내놓은 '2024년 1·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12만2000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 늘었다. 이처럼 올해 1·4분기 가계소득이 늘면서 3개 분기 연속 소득은 개선세다. 올 1·4분기 가계소득은 사업소득(8.9% 증가), 이전소득(5.8% 증가)이 주도했다. 가계지출은 2.5% 늘어난 398만4000원이었다. 지출은 오락·문화, 식료품, 음식·숙박을 중심으로 한 소비지출이 3.0% 늘었다.

■ 소득 증가, 고물가 못 미쳐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하지 않은 명목 소득과 지출은 개선세다. 전년동기 대비로 가계소득도 3개 분기 연속 나아지고 있고 지출 또한 늘었다.

그럼에도 가계의 살림살이는 팍팍하다는 게 지표로 확인된다. 우선 가계소득 중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은 329만1000원이었다. 전년동기 대비 1.1% 줄었다. 지난해 대기업 실적부진에 따른 상여금 감소가 1·4분기 소득 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근로소득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21년 1·4분기(-1.3%) 이후 3년 만이다.

반면 사업소득(87만5000원)은 임대소득 증가,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농업소득 증대 등 영향으로 8.9% 늘었다. 이전소득(81만8000원)도 국민·기초연금 수급액 인상, 부모급여 확대 등으로 5.8% 증가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물가를 반영한 실질 가계소득이 1년 전보다 1.6% 감소한 것이다. 매년 1·4분기 기준 2021년(-1.0%) 이후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감소폭은 2017년 1·4분기(-2.5%) 이후 7년 만에 가장 크다. 실질 근로소득은 3.9% 줄었다.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동향수지과장은 "물가가 오른 만큼 소득이 늘지 않았다"며 "이렇게 되면 가구 실질소득은 마이너스가 된다"고 말했다.

고물가는 가계수지에도 영향을 줬다.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3.0% 늘었다.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이 평균 40만4000원으로 7.2%(2만7000원) 늘었다. 이는 1·4분기 기준으로 2021년(7.3%)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다. 특히 과일·과일가공품 구매액이 5만1000원으로 18.7%(8000원) 늘었다. 금액기준으로 증가했지만 물가를 감안한 실질 소비는 되레 11.7% 줄었다. 과일 물가가 치솟자 과일 구매에 쓰는 돈은 늘었지만, 가계 수중에 들어온 과일 수량은 1년 전보다 감소했다는 의미다.

소득 증가율에 비해 소비증가율이 높으면서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도 2.6% 줄었다. 흑자액 마이너스 기록은 3개 분기만이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큰 적자가구 비율은 26.8%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p) 상승했다. 고금리 또한 지속되며 이자 비용은 11.2% 늘었다. 이자 비용은 13만8000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상여금 감소'…소득분배 지표 개선

올 1·4분기 소득분배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 가구(소득 하위 20%)와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각각 115만7000원, 1125만8000원이었다.

1분위 가구 소득은 근로·이전소득 중심으로 1년 전보다 7.6% 늘었고 5분위 가구는 근로소득이 줄며 2.0% 감소했다. 5분위 소득 감소에는 삼성전자·LG 등 대기업의 상여금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통계청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올 1·4분기 5.98배였다.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의 5.98배라는 의미다. 지난해 1·4분기(6.45배)보다 0.47p 하락했다. 5분위 배율은 낮을 수록 소득분배지표 개선을 의미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득·분배가 지속 개선될 수 있도록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경기회복세를 체감할 수 있도록 물가 등 민생안정에 총력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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