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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수출 희망 봤나…한은,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 2.5%로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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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전망보다 0.4%P 올려…기준금리는 11회 연속 연 3.5% 동결

경향신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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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 전망 600억달러로 높여…소비 흐름도 개선 평가
물가 전망은 2.6% 유지…이창용 총재 “금리 인하 불확실성 커져”

한국은행이 수출 회복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5%로 높였다.

기준금리는 연 3.5%로 다시 동결했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뒤로 밀리고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국내 금리 인하는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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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23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전망보다 0.4%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한은이 제시한 2.5%는 국제통화기금(IMF)의 2.3%보다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망한 2.6%보다 낮다.

한은은 “국내 경제는 수출의 회복 모멘텀이 강화된 데다 소비 흐름도 당초 예상보다 개선됨에 따라 2월 전망을 상당폭 웃도는 2.5% 성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높인 가장 큰 이유는 수출에 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600억달러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520억달러)보다 80억달러 높인 수치다. 정보기술(IT) 경기 회복, 미국의 강한 성장세 등에 따라 수출 실적이 좋아 예상보다 늘렸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 제고의 4분의 3 정도가 순수출에 기인한다”며 “수출이 예상보다 좋았고 겨울 에너지 수입이 예상보다 줄었다”고 했다. 상향 조정된 0.4%포인트 중 대외 요인이 0.3%포인트, 내수 부진 완화 등 대내 요인이 0.1%포인트였다는 것이다.

통상 성장률이 오르면 물가도 같이 오르지만 이번 한은 전망에서 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치(2.6%)를 유지했다.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는 물가를 높이는 요인이지만, 한은은 완만한 소비 회복세와 정부의 물가 대책 등을 고려하면 2월 전망치를 조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수출이 물가에 주는 영향이 내수보다 제한적”이라며 “내수에선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연장한 영향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내수가 회복되겠지만 개선세가 눈에 띌 만큼 크진 않을 것으로 봤다.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기존 1.6%에서 1.8%로 올렸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기존 -2.6%에서 -2.0%로 예상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4.2%에서 3.5%로 0.7%포인트 낮췄다.

내수의 경우 1분기 정부 지출 조기집행, 휴대폰 출시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고 2분기 둔화됐다가 3~4분기에 좋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전원 일치로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1회 연속 동결이다.

금통위원들은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성장세 개선, 환율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커진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며 “이러한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시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하반기 이후 통화정책을 결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기준금리를 하반기 한 번 정도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지만, 연내에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1명이 3개월 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고, 5명은 금리 동결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일단 1분기 1.3%라는 ‘깜짝 성장’과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이 이날 금리 동결의 배경이다.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려 한·미 금리 격차가 현 2%포인트보다 더 벌어지면 원·달러 환율이 불안정해지거나 자본 유출 등이 우려된다.

전날 공개된 5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총재는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가 있지만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4월에 비해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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