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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7월 4일 조기총선” 수낵 영국 총리, 벼랑끝 승부수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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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2일 빗속에서 7월 4일 조기총선을 발표한 뒤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로 들어가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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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리시 수낵 총리가 7월 4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집권 보수당이 제1 야당인 노동당에 20%포인트 이상의 지지율 열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던진 승부수다. 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14년만의 정권교체가 이뤄진다.

수낵 총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관저인 다우닝 10번가 앞에서 “지금이야말로 영국이 미래를 선택하고 우리가 이룬 진전을 바탕으로 발전할 것인지, 아니면 불확실한 원점으로 돌아갈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몇 주 동안 나는 표를 얻기 위해 싸울 것이며, 여러분의 신뢰를 얻을 것”이라며 “내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만이 우리가 힘들게 얻은 경제적 안정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것을 여러분에게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다음 총선을 내년 1월 28일까지만 치르면 되는데, 그 전에 총리가 총선일을 발표할 수 있다. 수낵 총리는 이날 찰스 3세 국왕과 만나 다음 총선을 위한 의회 해산을 요청했고, 찰스 3세가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하원은 오는 30일 해산한다.

영국 여론조사회사인 유고브의 21~22일 조사에 따르면 보수당 지지율은 21%로, 노동당(46%)에 크게 뒤지는 상황이다. 보수당은 총선 전초전으로 여겨진 지난 2월 지방선거에서도 노동당에 패했다. 그런데도 수낵 총리가 올여름 조기 총선을 발표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안정화하는 등 경제지표가 일부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통계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2.3%로, 영란은행(BOE)의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지는 중이다.

하지만 보수당 일각에서는 총선이 늦어질수록 정세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데 힘을 싣는다. 수낵 총리는 이민자에게 부정적 입장인 보수 유권자를 겨냥해 르완다 난민을 돌려보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르면 선거 전인 6월 말 첫 비행기를 띄울 수도 있다. 인권 침해 등의 반대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

가디언은 “수낵 총리가 승부수를 던졌다”며 “경제지표들이 다소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유권자들은 경기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 7월 조기총선에 난색을 표명한 각료도 있다”고 보도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당수는 “이 나라가 기다려 온 순간이다. 이번 총선은 이 나라가 변할 기회”라고 환영했다. 총선에서 야당인 노동당이 승리해 총리가 바뀐다면 8년간 6명의 총리가 등판하는 것으로, 이는 정치적으로 안정된 편인 영국에서 1830년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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