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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의협,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한발 물러나…세브란스도 철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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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휴진을 중단하고 진료 현장으로 복귀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전공의 복귀를 촉구하는 인쇄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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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부터 무기한 휴진하겠다"고 예고했던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29일 범의료계 위원회에서 향후 투쟁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27일로 예정된 세브란스병원의 무기한 휴진이 철회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의료계의 휴진 움직임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의협은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27일부터 연세대 의료원 소속 교수들의 휴진이 시작된다"며 "의협은 연세대 교수들의 결정을 지지하고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임현택 의협 회장이 지난 18일 집회에서 의협 차원의 무기한 휴진을 27일부터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이후의 투쟁은 29일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2차 회의 결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전면적인 무기한 휴진에 바로 나서기보단 의대 교수·지역 의사회 등 여러 의사 직역을 아우르는 '올특위'에서 향후 계획을 다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특위는 20일 출범해 22일 첫 회의를 가졌다. 의협 관계자는 "휴진 등 대정부 투쟁을 중단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준비되는 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협이 이렇게 물러선 데엔 무기한 휴진 여부를 미리 논의한 적 없다는 의료계 내부 반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임 회장이 집회에서 무기한 휴진을 선언하자 의협 산하 조직인 시·도의사회에선 "휴진 발표를 집회 현장에서 처음 들었다. 시·도회장들은 임 회장의 장기판 졸이 아니다"(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는 반발이 나왔다.

올특위로 공이 넘어간 상황이지만,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참여를 거부하는 건 숙제로 남아있다. 올특위에 참여하는 한 의료계 관계자는 "현 사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전공의들이기 때문에 이들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며 "선배들이 앞장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데, 임 회장이 집회에서 (무기한 휴진이라는) 비현실적인 계획을 던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의사 결정 과정을 보면서 전공의들은 더욱 올특위 참여를 꺼리게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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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교수들이 휴진을 중단하고 진료 현장으로 복귀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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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을 닷새 만에 중단하고, 의협도 무기한 휴진을 미루면서 다른 대형병원들의 휴진 동력도 떨어지는 분위기다.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예고했던 세브란스병원 소속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휴진을 강행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규상 휴진하려면 미리 연차를 내거나, 환자 예약을 조정해야 하는데 이런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라며 "비대위가 (휴진 예정일 전날인) 26일에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는 e메일을 전체 교수 대상으로 돌린 것으로 안다. 여기서 휴진을 철회한다는 입장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빅5' 병원인 서울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휴진을 논의 중이다. 각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의대와 성균관의대 교수들은 25일 각각 회의를 열고 휴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서울아산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대 의대 교수들은 예정대로 다음 달 4일부터 휴진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울산대 의대 비대위 관계자는 "과마다 진료를 얼마나 유지할지 차이가 있겠지만, 지난주부터 (휴진을 위한) 진료 일정 조정 등에 들어갔다"며 "외부 상황에 특별히 영향을 받아 새로 논의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남수현·정종훈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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