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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기업 탈중국에…실적 탈난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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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4대 은행, 중국법인 당기순이익 변화/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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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중국법인들이 지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4개 은행 모두 실적이 급감했다. 중국 경제침체의 영향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은행권은 한동안 중국 경제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건전성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나섰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중국법인들의 지난 1분기말 기준 당기순이익 합은 192억원으로 전년(725억원)에 견줘 73.5% 줄었다.

중국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국내외 기업의 투자가 급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이 중국에 직접투자한 금액은 전년 대비 약 78% 줄어든 18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국에서 한국계 자동차 점유율이 낮아지며 완성차 중국법인 및 벤더사의 경영이 악화했고 은행 법인 수익에도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도 꾸준히 국내로 다시 들어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중국이 2022년 말까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도시폐쇄에 나서면서 국내 복귀가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2년 국내에 복귀한 해외진출기업 24곳 가운데 15곳이 중국에서 돌아왔다.

4대은행 중국법인들의 실적 감소세는 2020년 이후 지속된다. 2020년말 기준 1234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이 2021년 980억원으로 줄었고 2022년에는 1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당기순이익이 1083억원이었는데 일시적인 증가라는 게 은행권의 공통된 평가다. 국민·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에는 부실채권 회수에 따른 일회성 이익 발생으로 컸던 것으로 올 1분기 손익은 통상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15년 파산한 STX다롄이 2022년말 중국 헝리그룹에 인수되면서 국내 은행들은 STX다롄에 투자했던 대출금을 지난해 상당부분 회수했다. 관련해 부실에 대비해 쌓았던 충당금까지 이익으로 환입되면서 지난해 실적이 급증했다.

중국 경제가 당분간 부진을 겪을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은행들은 건전성을 최우선으로 중국 사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기존 신용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보증서 담보대출과 기업대출 중심으로 바꾸며 리스크가 적은 자산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도 자산의 양적 성장보다는 리밸런싱을 통해 질적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국유기업 대출 등 우량 자산 중심의 기업대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지법인의 중자기업(중국계 기업) 고객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적·지정학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중국 현지에서 안정적인 고객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뜻이다. 4대은행 가운데 중국 내에서 가장 현지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은행 중국법인의 기업고객 대출금 중 중자기업 비중은 70% 수준이나 50% 미만을 기록한 은행도 2곳 있었다.

한 은행 글로벌부문 고위관계자는 "코로나19 등 중국 경제침체 여파와 몇 년간 이어진 한중관계 악화로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돌아오고 있다"며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대비해 중자기업 비중이 65~70% 수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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