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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바다로 간 제주 밴드, 쓰레기 주으러 다이버 되다 [황덕현의 기후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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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밴드 '사우스 카니발' 해양정화활동하며 '업사이클' 발매

수중정화 단체 조직도…11월엔 부산서 '해양플라스틱' 논의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뉴스1

사우스 카니발의 '업사이클' 음악영상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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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이번 주말은 구름이 많아 흐리겠으나, 요즈음 몇 주 동안 주말 날씨가 좋아서 나들이 가는 이들이 많았다. 제주 해변에서는 벌써 서핑을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바닷가는 언제나 최고의 휴양지다. 조용히 거닐기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바다 조망(오션뷰) 카페나 맛집을 좋아하는 식객에게도, 수영이나 서핑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매력적인 장소이다. 단서가 붙는다. 쓰레기로 뒤덮여 있지 않은 해변일 때 말이다.

해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쓰레기는 먼바다에서 밀려오기도 하고, 해안 근처에서 버려지기도 한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전 세계 바다에 매년 유입되는 해양 쓰레기양은 약 2300만 톤으로 추정된다. 11월 부산에서 '유엔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정부간협상위원회'가 열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2009년부터 제주를 기점으로 활동해 온 스카 밴드 '사우스 카니발'은 이런 문제를 파고들었다. 트럼펫, 색소폰, 드럼 등으로 이뤄진 밴드는 멤버가 모두 제주 토박이다. 어릴 때부터 지켜온 제주 바다의 수온이 조금씩 올라가는 것도 많아진 관광객 때문에, 또 바다에서 밀려온 쓰레기가 늘어난 것도 '고향의 위기'였다.

이들 중 몇은 슈트를 입고 산소통을 맸다. 바다로 들어가 주기적으로 쓰레기를 줍기로 한 것이다. 유리·플라스틱병부터 그물까지 온갖 것을 수거했다. 그리고 이런 활동은 음악이 됐다. 그게 지난해 나온 노래 '업사이클'(재활용)이다.

'춤추는 돌고래, 느긋한 바다거북이' '버려진 그물망, 썩지 않는 캔…던져진 우리 양심'. 바닷속에서 보고 느낀 것들이 모두 가사가 됐다.

이들의 노래는 듣는 이들의 '행동'까지 요구한다. 리더 격인 보컬 강경환 씨는 "마음껏 숨 쉬고 마음껏 뛰어놀 때는 어쩌면 이 순간 지금이 마지막"이라며 "이제는 우리가 행동해야 할 때다. 시간이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강 씨는 이 노래를 발매한 전후로 '윙스 오브 오션'이라는 수중정화 환경단체를 조직했다. 제주 해경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바다와 관련한 활동을 지속해 왔다.

사실 사우스 카니발은 기후·환경 문제에만 몰두해 있는 밴드는 아니다. '몬딱도르라'(모두 함께 달리자)나 '좀녀'(해녀)같은 제주 사투리를 쓴 노래 등 흥이 돋는 음악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스카 밴드까지 기후·환경 문제를 노래하게 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 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예술가까지 환경 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책임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강 씨 말처럼 즐겁게 노래할 순간이 마지막이 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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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덕현 사회정책부 기자 2022.2.21/뉴스1 ⓒ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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