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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의 나라’서 이례적인 일 나올까”…유력 후보들 모두 여성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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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일 멕시코 대선 앞둬
주요 대선후보들 모두 여성
좌파 여당 셰인바움가 앞서


매일경제

내달 2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멕시코 대선에 출마한 좌파 집권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왼쪽) 후보와 우파 야당연합 소치틀 갈베스 후보. [로이터 연합뉴스]


가부장적 ‘마초 문화권’으로 평가 받는 멕시코에서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전망이다. 당선이 유력한 여야 후보가 모두 여성이기 때문이다.

미국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내달 2일(현지시간) 멕시코 대선을 앞두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집권좌파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 후보가 우파 야당연합의 소치틀 갈베스(61) 후보를 앞서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승리를 자신하며 막판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여당 모레나의 창당 멤버 셰인바움 후보는 공학도로 멕시코국립자치대(UNAM·우남)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에너지 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에너지 산업 및 기후 분야를 주로 공부한 셰인바움 후보는 2000년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정치권에 입문했으며, 이번 대선 출마 전까지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시장(2018∼2023)을 지냈다.

지난 2011년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이 모레나를 창당할 때도 함께했던 그는 지난해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2위 후보를 비교적 큰 폭으로 앞서고 있다.

40년 가까이 멕시코 정계를 주무른 제도혁명당(PRI)을 비롯해 국민행동당(PAN)과 중도좌파 성향 민주혁명당(PRD)까지 포섭한 우파 중심 ‘빅텐트’에서 연합 후보로 나선 갈베스 후보도 여성이다. 2018∼2023년 상원 의원을 지낸 갈베스 후보는 서민, 청년, 원주민, 소외계층과의 소통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공약은 빈부격차 해소와 경찰제도 개선을 통한 치안 안정화 등 현 정부에서 비판받는 정책에 대한 대안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여성 후보가 당선되면 멕시코는 1824년 연방정부 수립을 규정한 헌법 제정 후 200년 만에 첫 여성 대통령이 배출되는 것이다. 남성 후보도 있지만 두 여성 후보보다 지지율에서 크게 뒤지고 있다.

멕시코는 세계적으로도 ‘남성 중심 문화(마치스모·Machismo)’가 강한 나라로 꼽힌다. 2019년이 돼서야 개헌을 통해 헌법에 성평등적 요소를 삽입할 만큼 여성의 사회적 권리 보장이 더딘 편이었다. 브라질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로마 가톨릭 신자가 많지만, 오랫동안 여성의 가정 밖 삶을 제한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최근에는 공직 사회 내 여성 진출이 활발해지는 등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지난해 1월엔 189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대법원장이 나오기도 했다. 2012년 멕시코 주요 야당(PAN)의 첫 여성 대선후보였던 호세피나 바스케스 모타 상원 의원은 지난해 “가부장적 나라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멕시코 역사를 나누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1억 3000만명의 멕시코에서 대통령직 임기는 6년 단임이다. 멕시코 유권자들은 같은 날 상원 의원 128명·하원 의원 500명과 1900여명의 시장·시의원 등도 함께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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