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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전환사채 과도한 '리픽싱' 막는다…금융위 규정 강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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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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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도를 개선해 전환사채 시장 건전성을 제고한다. 투자자가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발행·유통 공시가 강화된다. 전환가액 조정(리픽싱·refixing)도 합리화 해 전환가액이 과도하게 하향 조정되는 것을 막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23일 발표한 전환사채 시장 건전성 제고방안에 대한 후속조치로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개정안)에 대한 규정변경예고를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먼저 전환사채 등의 발행 및 유통공시가 강화된다. 현재 전환사채 등을 발행할 때 콜옵션 행사자를 공시해야 하지만 대부분 '회사 또는 회사가 지정하는 자'로만 공시하고 있어 투자자가 콜옵션 행사자에 대한 정보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개정안은 회사가 콜옵션 행사자를 지정하거나, 콜옵션을 제3자에게 양도한 경우 주요사항보고서를 통해 공시하도록 해 투자자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하도록 했다.

만기 전 취득한 전환사채 등을 최대주주에게 재매각한 후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법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전환사채 등의 만기 전 재매각은 사실상 신규발행과 유사한데도 시장에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했다. 개정안은 회사가 만기 전 전환사채 등을 취득할 때 주요사항보고서를 통해 취득 및 처리계획 관련 정보를 공시하도록 했다. 시장의 감시와 견제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한편 회사의 만기 전 전환사채 취득 및 처리계획 관련 정보에는 만기 전 취득 사유, 향후 처리방법(소각 또는 재매각 등) 등이 있다. 금융감독원이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에 반영할 예정이다.

정부는 전환가액 조정도 합리화 한다. 현재 시가 변동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 최저한도는 원칙적으로 최초 전환가액의 70% 이상으로 한다. 예외적으로 주주총회 특별결의 또는 정관을 통해 70% 미만으로 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일부 기업들이 정관을 이용해 일반적인 목적으로 예외를 적용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에 개정안은 주주총회 특별결의(건별)를 통해서만 전환사채 등의 리픽싱 최저한도에 대한 예외 적용을 허용했다.

한편 시가변동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과 달리 증자, 주식배당 등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은 발행기업이 이사회 결의로 자유롭게 조정 방법을 정할 수 있어 일부 기업들이 전환가액을 과도하게 하향 조정하는 사례가 있었다. 개정안은 증자, 주식배당 등으로 전환권의 가치가 희석되는 경우 희석효과를 반영한 가액 이상으로만 전환가액 하향 조정을 할 수 있게 했다.

또 사모 전환사채 등의 전환가액 산정 기준일을 명확히 규율했다. 현재 사모 전환사채 등의 전환가액은 원칙적으로 발행을 위한 이사회결의 전일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이 전환가액 산정 후 주가가 상승할 때까지 납입일을 계속 연기하는 방법으로 정당한 시가반영을 회피하는 사례가 있었다. 개정안은 발행 직전 주가를 전환가액에 공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사모 전환사채 등의 전환가액을 산정할 때 '실제 납입일'의 기준시가를 반영토록 했다.

금융위는 "이번 개정안은 학계·민간전문가, 경제단체, 금감원·거래소 등 유관기관과의 논의를 거쳐 마련했고, 전환사채 등 시장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기업의 건전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개정안은 28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규정변경예고를 실시할 예정이고 이후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원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3분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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